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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총 앞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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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시아 코번
출판연도 2009년 11월 12일
출판사 삼인
쪽수 519쪽
키워드 #여성문제   # 페미니즘   # 전쟁   # 폭력   # 여성문화   # 신시아 코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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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소개 대체 이미지 페미니스트 연구가이자 작가이다. 현재 런던에 살며 런던 시티 대학교(City University)의 사회학과 방문교수이다. 또한 국제적 네트워크인 위민인블랙(Women in Black)에서 활동한다. 코번은 경험적 사회조사에, 지난 25년 동안 노동 과정과 노동조합, 그리고 조직 변혁 문제를 젠더와 연관시켜 연구하고 글을 발표했다. 1995년 이후, 코번은 북아일랜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과 사이프러스 등에 관심을 두고, 무력 분쟁과 평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젠더 문제에 관한 글을 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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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내용
여자가 감히 ? … 그래, 감히 군인들 앞에 섰다!

인류 역사는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졌고, 지금도 그러하다. 지난 100년간의 역사만 보더라도, 1차 세계대전이 끝나니, 2차 세계대전이, 그것이 끝나니, 한국전쟁이, 그리고 베트남전이 줄을 이었다. 아슬아슬한 냉전의 고비가 느슨해지는가 싶더니, 곳곳에서 분쟁과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르완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그 이름을 다 열거하기조차 버거울 정도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유사 이래 모든 전쟁은 남성들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점이다. 또 여러 전쟁의 기원과 원인에 대해선 이런저런 정치적, 경제적, 사회학적, 심지어 생물학적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거기에는 언제나 여성에 대한 가공할 착취와 폭력과 억압이 개입되어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런 마당에 전쟁 종식과 평화 구현의 역사적 임무를 남자의 손에 맡긴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심스럽고 비논리적이기까지 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반전평화의 선봉에 설 것인가? 누가 전쟁과 폭력에 신음하는 이름 없는 숱한 이들을 구원할 것인가? 바로 여성들이다. 이 책 『여성, 총 앞에 서다』(원제: From where We stand)는 세계 곳곳에서 남자들이 저질러 놓고 다니는 전쟁과 폭력에 맞서 당당하게 투쟁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 여성들은 강간을 당하고 비참하게 버려진 동료의 죽음에 항의하며 알몸으로 철조망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하고, 아프리카의 무서운 독재자와 단독 면담을 해 호의적 약속을 받아내기도 하며, 삼엄한 미사일 기지 앞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기도 한다.
남성들이, 경찰이, 우파가, 기성 좌파가, 미디어가, 심지어 같은 여성들조차 비웃고 무시하고 경멸하고 주먹을 휘두르기도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성들은 굴하지 않고 줄기차게 반전평화와 인권과 해방을 외친다.

전장(戰場)에 서리라도 내리게 할 여성들의 무서운 저항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이 남성보다 평화 지향적일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여성들이 광폭한 전쟁광과 폭력에 맞서 유의미하고 실제적인 저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해야 “폭력은 싫어요, 무서워요.”와 같은 하소연이나 늘어놓고, 동정과 연민의 감정에 호소하며, 정작 시퍼런 총칼 앞에선 움츠려 드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 여긴다.
『여성, 총 앞에 서다』의 저자인 신시아 코번이 책 전반을 통해 입증하려고 하는 점은 바로 이러한 지배 관념과는 달리 전쟁과 폭력에 맞서는 여성들의 저항은 참신하고 진지할 뿐만 아니라 모범적이기까지 하다는 점이다. 이를 저자는 여성들의 저항이 △집단적이고 조직적이라는 점에서 △계급과 인종, 민족과 지역의 문제를 진지하게 포괄하려고 하는 점에서 △여성들 내부의 입장 차이를 지혜롭게 횡단하면서 연대와 단결의 풍토를 일군다는 점에서 △기존 좌파의 남성 중심적, 가부장적 반전평화운동의 폭력적 위계와 권위성, 천편일률적인 저항 방식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찾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여성들은 단순히 ‘평화를 지향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군사주의와 전쟁에 반대하기 위해 집단적인 운동을 선택했다는 것이다.(38쪽) …… 연구의 목적상 나는 젠더뿐만 아니라 계급과 인종이라는 세 가지 차원의 권력에 위치하기를 강조한다.(50쪽) ……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조직하는 방식, 관계를 만드는 과정, 행동 스타일, 말하는 표현에 있어서 자신들이 주류 반전운동과는 다르다고 확신한다. 여성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주류 반전운동을 겪으면서 경험한 근거 있는 견해이다.―<6장 여성들의 저항 방법론>에서 (303쪽)

붉은색에서 핑크빛으로, 반전평화운동의 세대교체

특히 기성 좌파의 ‘답답한’ 저항 방식과 관료주의를 타파하려는 여성들의 노력은 여성들의 핑크빛 반전평화운동이 지닌 혁신적 성격과 새로움 그리고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우선 여성반전평화운동 단체들은 “공동의 활동 사업과 능력, 합의로 이루어지는 결정, 투명한 과정, 책임감 있는 관계 맺기”(305쪽)를 추구하면서 기성 좌파의 토양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한 활동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정치적?개인적 관계들을 포함하는 사회 전반의 질서에 저항하며 일어났지요, 우리는 모든 것을 원했어요. 전부요! 그런데 좌파들은 이러한 목적을 나누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들은 권력에 사로잡혀 있었죠. 그래서 여성은 항상 부차적이 됐어요. 그들은 모든 것을 금지했어요. …… 우리가 아는 평화주의는 좌파들이 하는 도구적인 접근으로서 평화, 혁명을 위한 전술일 뿐인 평화와는 완전히 달랐어요.―<6장 여성들의 저항 방법론>에서 (344쪽)

여성들은 조직 운영 방식뿐만 아니라, 대외적 실천에서도 다양하고 기발한 면모를 선보인다. 이를테면 베오그라드의 제네우스르놈은 광장을 덮을 정도의 거대한 천으로 시각적 효과를 일으키고자 했고, 마드리드의 무헤레스데네그로는 몸을 빨간색으로 칠하고 도심 분수에 피를 붓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시에라리온의 마노강여성평화네트워크와 미국의 위민인블랙은 급진 좌파가 금기시하던 정치 로비를 마다하지 않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일부 단체들은 지역 학교에서 평화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시아여성인권협의회는 여성 법정과 같은 모의재판을 통해 법적 투쟁의 필요성을 환기시켰고, 많은 단체들이 침묵시위, 평화 캠프, 비폭력 직접행동 등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여성반전평화운동의 이러한 새로움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만이 아니라, 여성들 내부의 차이도 용인하면서 운동을 일구려는 자세에서 비롯한다. 곧 여성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의미들을 만들기 때문에, 지식은 보편화될 수 없다.”(49쪽)는 인식 하에 여성들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전쟁을 바라본다는 것을 인정하고, 바로 그 차이에 대한 긍정에서, 여러 다양한 실천, 욕망, 삶의 면면을 포괄하고 횡단하면서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 가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지금 기성 좌파의 붉은색을 대신할 더 다층적이고 개방적이며 창조적인 여성반전평화운동의 핑크빛 물결을 도래시키고 있다.

‘여성’, ‘반전’, ‘평화’의 키워드를 융합시킨 충실한 연구서

저자는 여성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적인 젠더 연구자이고 페미니스트이다. 2년간 12개국 250명의 인터뷰를 기초로 진행된 연구의 결실인 이 책은 여성운동과 반전평화운동의 결합과 새로운 반전평화운동의 미래를 조망하고픈 사람에게 일종의 준거적 저작이 될 것이다. 벨기에, 터키, 미국, 콜롬비아, 스페인,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태평양 지역, 인도, 시에라리온, 이탈리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영국의 여성반전평화 활동가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허심탄회한 고민뿐만 아니라, 전쟁과 가부장제 그리고 사회 모순에 대한 세련되고 신중한 여성주의적 성찰과 젠더 분석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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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다양한 전쟁, 다양한 대응
2장 제국주의 전쟁들에 반대하며: 초국가적인 세 네트워크
3장 민족과 국가에 대한 불복종: 세르비아 여성들의 반군사주의 운동
4장 타자화의 거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여성
5장 성취와 모순: 월프와 유엔
6장 여성들의 저항 방법론
7장 일관성을 향하여: 평화주의, 민족주의, 인종주의
8장 ‘여성’되기를 선택하기: 페미니즘을 깨우는 전쟁
9장 젠더, 폭력, 전쟁: 전쟁학에 말을 거는 페미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