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나눔 아카이브 8000만

전체메뉴

웹진

  • HOME
  • 뉴스
  • 웹진

아카이브8000만 웹진 창간호

상세내역
보도일자 2024년 06월 15일
매체명 통일과나눔
기자명 아카이브팀
키워드 #인터뷰   # 이영선   # 통일과나눔   # 화룡사건   # 한쿠바수교   # 딱친구일기   # 이십승십정책   # 우리는미국을모른다   # 북한미술의역사와전통
상세내역
월2회 발행될 통일과나눔 ‘웹진’은 ‘아카이브8000만’에서 제공하는 북한 관련 정보와 탈북민의 한국 생활기 등 손에 잡히는 정보를 독자의 핸드폰까지 배달하는 ‘택배형 매거진’입니다.

[커버스토리]

이영선 재단법인 통일과나눔 이사장 인터뷰  

"분단비용보다 통일편익이 크다"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은 2015년 5월 출범한 순수 민간 통일운동 기구다. 170만 국민이 통일을 향한 간절한 염원으로 기부한 300억 원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출연한 약 2,000억 원의 주식 대금 등 약 2,300억 원의 기금이 밑거름이 되었다. 재단은 지난 9년 동안 통일 공감대 확산, 탈북 청소년 교육, 학술 연구 지원 등 통일에 대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재)통일과나눔의 아카이브 구축과 웹진 출범을 맞아 재단 인턴 기자들이 이영선 재단 이사장을 만나 활동 계획과 남북관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 이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와 한국경제학회 회장, 한림대 총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등을 지냈다.

1. 재단 명칭에 '통일’과 ‘나눔'이라는 두 단어가 들어간 배경은 무엇인가요?

“우리의 목표는 통일이에요. 통일이 이루어지려면 결국 북한 주민의 동의가 필요하죠. ‘통일과나눔’에 담긴 ‘나눔’은 쉽게 말해 북한 내 어려운 사정에 놓인 폐결핵 환자에게 약을 보내거나 민둥산 복구를 위한 묘목 보내기 등과 같은 일을 의미합니다. 북한 주민을 돕는 동시에, ‘누군가를 위해 기부하고 도움으로써 생기는 기쁨’이라는 메시지를 우리 국민에게도 던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2. 재단은 그동안 어떤 사업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통일과나눔 재단은 지금까지 200여개 단체에 250여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통일 공감대 확산 사업, 통일 인적 자원 개발사업, 통일의 이론적 토대와 실질적 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 연구사업, 탈북민 정착 지원 사업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3. 부모님 고향이 평안북도 용천이라고 들었습니다. 분단으로 인한 아픔과 통일에 대한 열망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출생의 배경 덕에 통일에 더 관심이 가고,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북한 관련 뉴스를 보면 더 눈길이 가죠. 두 형제 중 둘째였던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형제를 북에 두고 1946년에 내려왔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이북에 두고 왔으니 마음에 많이 걸리셨을 거예요. 90년대에 미국 시민권을 가진 친척이 방북해 가족들의 편지와 사진을 받아왔으나 이후 연락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방에 그때 받은 할아버지 사진을 꼭 붙여두고 계셨습니다.”

4. 이사장님께선통일이 갑자기 올 수도 있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요, “갑자기 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는 ‘도대체 통일이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장기적으로는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독일 통일에 영향을 미친 건 ‘지정학적 변화’이자, 그 시발점은 사실상 동독이었거든요. 소련이 붕괴되고 나서 위축된 동독은 서독 체제를 향한 선망이 더 커져 통일 의지가 생긴 것이죠. 북한도 세습 과정에서 북한 내부의 흔들림이나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재중 북한 노동자들의 봉기 같은 일이 또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죠. 향후 이러한 변화들을 통해 통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5. 우리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열망이 많이 식은 것 같은 지금, 통일이라는 이슈를 다시 환기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독일 통일 직후에 ‘한반도도 비용을 치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통일 비용에 대한 논문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요새 내가 자주 하는 말은 ‘통일 편익’입니다. 분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지불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비용은 훨씬 커요. 통일의 편익은 곧 이러한 분단 비용의 제거인 겁니다. 앞으로도 ‘분단 비용’ 또는 ‘통일 편익’을 강조하며 우리 사회에 통일이라는 이슈를 환기하고 싶어요.”


6. 청년 세대는 ‘통일 비용’을 우려하며 통일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일 이후 양측 주민간에 갈등과 혼돈이 우려되기도 하는데,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통일 비용은 통일됐을 때 남북한 주민이 공생하기 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에요.

북한 주민들이 통일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그렇지 않고서는 북한 주민 또한 변화가 왔다고 무작정 통일에 찬성할 리 없잖아요. 그래서 통일과나눔은 탈북민과 그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 대안학교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해 탈북민과 우리 국민의 교육 수준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학술 단체나 청소년 통일 인식을 제고하는 단체에 지원하여 통일 공감대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갑자기 통일이 되어 국경이 없어져버리면 남한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니까 북한 주민들이 이주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이 우선은 고향에 남아 있게 하기 위해 드는 비용, 즉 북한 주민들의 소득이 남한 주민들의 60% 정도만 되어도 그들은 북쪽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인 비용은 훨씬 절감됩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도와주고 점진적으로 사회적인 균형을 맞춰가면서 유지하는 게 통일 비용에 대한 내 개념이었어요. 통일의 목표는 평화와 번영이에요. 통일비용은 1년 GNP의 5% 정도면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국방비가 지금 GNP의 3%인데, (통일을 하면) 평화가 오니까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요. 지출을 절약해서 1% 정도를 가져오면 2.5%입니다. 우리나라의 세금 조세 부담률이 선진국에 비해서 꽤 낮으니 2%는 거기서 가져옵시다. 통일의 혜택이 미래 세대에게도 크게 갈 거니까 국채를 발행해도 됩니다. 또 외채를 발행하거나 원조를 받으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1년 GNP의 5~6% 정도는 충분히 부담할 수 있어요."

7. 북한 김정은이 올 초 남북한을 별개 국가로 규정하고 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이 발언 이후 한국에는 “남북이 각자 방식으로 살자”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체제 유지에 더 관심 있는 김정은은 ‘내부 단속이 곧 생존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한민족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김정은의 발언에 편승할 경우 통일할 수 있는 기회가 올 때 우리는 아무런 발언권이 안 생겨요. 한민족이 큰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데 왜 그걸 우리가 미리 포기해 버리냐는 말이죠. 우리 리더들이 한반도는 통일돼야 보다 더 나은 미래와 평화와 번영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해요.”


8. '갑작스러운 통일'에 대비해 재단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습니까?

“급변 사태에 대한 거시적인 대비는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통일과나눔은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국민이 적응할 수 있도록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갈 겁니다." 

9. 통일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활동하는 청년과 연구자들이 재단의 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통일 공감대를 확산할 수 있는 아이디어, 그리고 도구가 가장 중요하죠. 그런 걸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습니다.”


10. 재단이 추진하는 ‘아카이브 8000만’이 이달 공개됩니다. 아카이브를 구축한 목적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재단 사업에 대한 홍보가 매우 중요해요. 우리 재단이 한 사업 결과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고, 더불어 북한 통일에 대한 양질의 정보와 자료를 모아 외부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게 아카이브의 취지입니다.”


11. 북한, 통일 관련 책 중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에곤 바르가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에 대해서 쓴 『독일 통일의 주역, 빌리 브란트를 기억하다(2014)』, 두 번째는 헬무트 콜 수상의 『나는 조국의 통일을 원했다(1998)』. 그 두 가지를 읽으면 독일 통일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12. 통일과나눔 재단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촉진자', 영어로 얘기하면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되는 겁니다. 통일을 밀어주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존재인 거죠. ‘통일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할 수 있겠네요. 통일에 대한 무관심도 극복해야 해요. 이를 위해 탈북민들의 인적 자원 양성에 신경을 많이 쓸 거고, 교사들을 통해 청소년들의 통일 인식을 높이는 사업도 확대하려고 합니다.”


13. 통일 이후 한반도의 비전을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요?

“‘글로벌G5’. 통일하게 되면 우리는 1인당 GNP 5만 불 이상에 인구 8천만인 나라가 됩니다. 세계에 그런 나라를 손꼽아보세요. 우리가 영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G5가 될 수가 있습니다.”

글 = 문효민, 오경진 인턴기자

<통일과나눔 재단>이란?

「통일과나눔」은 민간 차원에서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통일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2015년 5월 국민모금운동을 통해 탄생한 재단법인입니다.


그해 여름 ‘나눔, 통일의 시작입니다’라는 구호 아래 조선일보가 펼친 범국민 ‘통일나눔펀드’ 모금 운동에 170만 명의 국민이 참여했습니다. 여야 정치인과 재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의료계는 물론, 일반인, 청소년, 어린이까지 한반도 통일을 위한 준비에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은 본인의 전재산인 약 2천억원을 출연하셨고, 12만8천여명의 시민들은 정기적인 후원자가 되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십시일반으로 모인 약 2670억원의 기금은 이념, 종교, 지역, 연령을 초월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주도형 통일 기금이 되었습니다.


‘통일나눔펀드’는 지난 9년간 전세계 200개 이상의 단체 525개 사업을 지원하였습니다. 내용별로는 ▲통일 공감대 형성 ▲통일 인적자원 개발 ▲남북통합 정책연구 ▲남북교류협력 및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북한이탈주민 사회통합 ▲글로벌 협력 등 크게 여섯 분야입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내외적인 지지와 공감대 확산을 위해 통일·북한 관련 세미나, 문화예술 공연 및 영화 제작 등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청년들의 통일인식을 높이기 위해 ‘유니페스타’ 청년 통일 행사를 2주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적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통일과나눔 컨퍼런스’를 통해 통일·북한 분야 이슈를 주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통일과 남북 통합의 과정은 새로 나라를 세우는 것에 버금갈 정도로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대 역사(役事)입니다. 이를 위해 재단은 통일·북한 전문인력 양성사업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통일·북한 관련 박사학위 취득자들에게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국내 5개 대학 연구소의 박사 후 연구원에게 최대 3년간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차세대 통일·북한 분야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관련 전공 석·박사 대학원생을 선발해 최대 4년간 장학금을 지원합니다.

북한이탈주민은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합니다. 재단은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탈북민 대안학교 지원사업, 탈북민 법률 아카데미, 1:1 법률 멘토링 등 다양한 정착 지원 프로그램을 돕고 있습니다. 또 영화배우 신영균 씨와 국민가수 이미자 씨가 탈북청소년의 학업 장려를 위해 재단에 기탁한 기금으로 매년 40명 이상의 탈북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재단은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중증 환자를 위한 진단장비와 치료제를 지급하기 위해 유진벨재단을 통해 약 20억원을 지원하여, 북한의 결핵 환자들이 실질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사회·경제개발 사업, 시장경제 교육 등의 교류협력 지원사업의 일환입니다. 또한 재단은 통일 이후 남북한의 효율적 통합 과정과 통일비용 절감을 위해 경제, 사회, 의료, 환경 등 분야별 통합정책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반도 통일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문제이기에 재단은 CSIS, 38North가 속한 Stimson Center와 같은 해외의 한반도 관련 연구기관 및 단체들과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통일과미래’ 웹사이트(tongnastory.com)를 구축하여 통일 및 북한 전문 언론 매체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재단은 설립 9주년을 맞아 그간의 지원사업 결과와 통일·북한 관련 도서, 논문을 한자리에서 검색할 수 있는 ‘아카이브8000만(tongilnanum8000.com)’ 출범합니다. 또한 재단의 다양한 활동 소식과 북한 관련 깊이있는 분석을 담은 ‘통일과나눔 웹진’도 발행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의 이야기와 남북한 커플의 다채로운 삶도 소개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 강경모, 박소영 매니저

  [🔬포커스-화룡사건]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국 길림성에서 발생한 북한 노동자 폭동사건으로 국내외 매체에서 관련 보도가 이어졌지만 내용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필자가 확보한 첩보에 따르면 폭동 발생 시점은 2024년 1월 11일부터 15일까지이며, 장소는 길림성 화룡의 화룡변경경제합작구 내 약 15개의 의류공장이다. 폭동에 참여한 인원은 2500여 명이며, 북한 국방성 산하 전승무역이 관리하는 노동자들이었다. 폭동의 원인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전쟁준비자금으로 평양으로 전액 이전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전개과정에서 사장급 관리자 1명이 사망하고 간부 3명은 중상을 입었다.

심양의 북한 영사와 보위부 요원들이 화룡으로 급파되어 사태는 일단 진정되었으나 불씨는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자들의 파견 기간은 보통 3년이지만 코로나19 국경봉쇄로 최대 7년까지 귀국을 못한 상태로 체불임금 규모는 천만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지급된 임금은 몇 달치에 불과하며, 북한 노동자들이 잔여 임금 전액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불된 임금도 현지 타 공장의 북한 근로자 임금을 급히 전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사태가 확산될 개연성도 있다. 평양도 사태의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의류와 수산물 등 임가공에 종사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장기 해외 체류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이미 한계상황에 놓여있다.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에서부터 20대 여성으로, 갓난아이를 두고 온 사람도 있다. 북한 노동자들은 공장 내 합숙이 원칙으로 외출은 제한되며, 여권 압수로 중국 내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 노동자의 임금은 월 1800위안(한화 33만2500원) 내외로 이중 20% 정도만 개인들에게 지급되지만, 그마저도 북한 당국이 떼어먹은 것이다.


재중 북한 노동자는 중국에 비해 숙련도는 높지만 임금은 50% 미만에 불과하며, 사실상 감금상태에서 야간작업과 휴일작업을 강요당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 확보에 혈안인 중국 업체들이 전문브로커까지 고용하는 이유이다. 북한 당국은 외화확보를 위해 노동자의 귀국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약 9만명으로 추산되는 재중 북한 노동자들을 귀국시킬 경우 유엔결의에 따라 재파견이 어려우며, 외화확보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기간 해외 체류로 인해 재중 북한 근로자 중 상당수가 향수병 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심지어 자살한 사례까지 전해지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의 폭동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처음이며, 단둥 등 타 지역의 재중 북한 노동자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화룡 폭동 소식이 북한 내부로 전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화룡 폭동사건의 근본 원인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외면하고 외화 확보에 주력하는 북한 당국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다. 북한 당국의 근본적인 정책전환이 없을 경우 화룡 폭동사건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핫뉴스

지방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북한이 '변방'으로
여겨지던 양강도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선전에 나섰다.


북한의 대남 기구인 통일전선부(통전부) 명칭이

'대적지도국'으로도 불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작년 말 대남 노선 전환을 선언한 이래 자녀 이름에서도 '통일'과 '동족' 지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北 당 간부학교에 ‘마르크스·레닌’ 초상화 등장…“사회주의 토대 부각”


북한이 새로 완공한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건물 외벽에 그간 북한 내부에서 잘 포착되지 않던 마르크스와 레닌의 대형 초상화가 걸린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평양냉면 맛을 모릅니다"

언젠가 지옥철이라는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얼마나 지옥이길래 그런 것일까?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는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바쁜 현대인의 무리 속에 나도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뛰었다. 앉지도 못한 채 비좁은 공간에서 사람에 치여도 그들 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 좋았다. 

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작은 월세방에서 잠자며 이 또한 운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서울 생활이 익숙해져 갈 때쯤 누군가 물었다. “평양냉면을 먹어보니 밍밍하던데 북한에서 드셨을 때도 그랬어요? 오리지널은 좀 다른가요?” 하지만 평양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나는 평양냉면을 먹어본 적이 없기에 대답할 수 없었다. 평양을 여행하려면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한 여행증명서 발급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국경도시에서 평양으로 가는 것은 승인받기가 더 어려웠다. 중국과 마주한 혜산에 사는 나는 시도조차 해볼 수 없었기에 탈북민이라는 신분으로 남한에 와서야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을 구경해 볼 수 있었다. 어쩌면 평양은 그때의 나에게 서울보다 먼 곳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온 후 대학입시를 위해 서울에서 지내게 되었다.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수도에서 살아보고 싶은 욕심이 더 컸기에 한 선택이었다. 평양에 가보지 못한 한을 서울에 사는 것으로 풀 생각이었다. 그러나 희망으로 가득 찼던 서울살이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지하철이 지옥철로 느껴지는 순간이 오고야 말았고 아늑하던 원룸이 답답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서울탈출’, ‘탈 서울’ 등의 단어에 속으로 ‘나도…’라고 반응할 정도로 서울생활이 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이 나에게 필요한 곳이라는 것은 여전히 인정하기에 지금도 서울에 살기를 선택한다. 사회초년생에게 서울은 경쟁적이고 가혹한 곳이지만, 경험과 기회가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보고 들을 것이 많은 곳이기에 탈출보다 정착하려고 애쓴다.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세계일주의 목표를 위해 서울정복은 필수일 것이다.


평양구경은 소망 같은 것이다. 외국인은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나에겐 불가능하고 까마득해서 환상이나 망상이 될 수 있는 평양행... 그러나 서울살이는 현실이다. 깨져버린 환상 위에 현실적인 조건과 기대를 부여잡고,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세계여행은 목표다. 적어도 40개국 이상의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나중에 이루고 싶은 하나의 버킷 리스트이다. 개인적으로 준비가 된다면 나 홀로 혹은 동생과 함께 전 세계 방방곡곡을 돌며 자유와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 그리고 남북한 주민이 자유롭게 한반도를 오갈 수 있는 세상이 되어 나의 세계일주 목록에 평양도 당당히 포함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김나연 인턴기자

[🔍평양 돋보기]
김정은 '송구' 발언의 진의  

“지방공업혁명이라는 거창한 변혁을 향하여 힘차게 발걸음을 내짚는 이 시각 년년이 새롭게 변모되게 될 지방의 래일을 그려보느라니 우리가 마주한 투쟁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백배해지고 지방의 모든 시,군 천수백만 인민들에게 실질적인 생활상보탬을 안겨주게 된다는 생각으로 커다란 감개를 금할수 없으며 또 한편으로는 솔직히 이제야 이것을 시작하는가 하는 자괴심으로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2월 28일 평안남도 성천군 공업공장 건설 착공식 현장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말을 꺼냈다. 해당 발언은 북한이 대대적으로 추진 중인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신호탄을 울린 자리에서 나와 이목을 끌었다.


정책은 지난 1월 15일 제14기 제10차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처음 등장했다.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전국 인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으로, 김 위원장은 이를 '이십승십 정책'이라 불렀다. 같은 달 24일, 당 중앙위 제8기 제19차 정치국확대회의 마지막 날 그는 ‘지방발전20X10비상설추진위원회’를 조직해 사업체계를 지휘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지방발전정책은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김정은 시기 북한의 지방경제 활성화 정책 분석과 시사점」(이해정, 2022)에 따르면, 김정은 시기 들어 북한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명분으로 경공업 중심 지방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다. 평안북도 창성군 등을 모범지방공업군으로 지정해 지방공업의 본보기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자생력이 부족한 북한 경제 특성상, ‘지역 내 필수재 생산-소비연계’라는 지산지소 식의 정책은 지역별 분절화로 인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방해했다. 정책이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고, 내부 결집을 위한 미봉책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와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점치고 있다. 이번 ‘송구’ 발언은 대북제재의 장기화로 인해 집권 초기보다 고질적인 경제난이 심화된 상황에서 나와, 열악한 지방 경제에 신음하는 민심을 달래고 정권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는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생산설비 공급, 원자재 확보 등 준비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도 잇따르고 있다. 평화연구원은 「북한의 ‘지방발전 20X10정책’이 성공하려면」을 통해 정책 실패 시 중앙과 지방의 괴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이 1월 연설에서 추켜세운 강원도 김화군을 좇아가다 각 지역에서 ‘뱁새 가랑이 찢어진 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경제 침체의 근본원인은 핵개발에 따른 대북제재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북핵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다가올 11월에 예정된 미국 대선에 달려 있다고 전망한다. 대통령 재임 시절 직접 북핵문제를 협상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제재 완화’ 등을 시작으로 북미대화를 재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 = 박소영 매니저, 오경진 인턴기자

  📹 영상 인터뷰 [선 넘은 남녀 1편]

웹툰으로 만난 북한여자, 남한남자

휴전‘선’을 넘어 인연을 맺게 된 남녀가 있다. 이들은 이제 모니터 위에 선을 그리면서 함께 웹툰을 제작한다. 2013년 탈북한 전주옥 씨는 현재 웹툰 회사 대표로 있다. 그는 웹툰작가인 남편과 함께, 단편적인 북한의 모습을 넘어 씨줄과 날줄이 엮인 북한에서의 ‘삶’을 웹툰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통일과나눔 아카이브팀이 경기도 용인시 자택에서 전주옥 씨와 그의 남편 이민용 씨를 만났다.
▶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민용 “저희 아버지 지인이 ‘이만갑(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하셨는데, 그때 아내(주옥)가 거기 있었던 겁니다. 방송을 보신 아버지가 지인분께 소개를 부탁하신 거죠. 어느 날 아버지가 저한테 “‘이만갑’ 출연자 소개 한번 받아볼래?”라고 물어보셨어요. 거절하려 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그래도 기횐데 받아봐라" 하는 겁니다. 경험 삼아 나가본 자리에서 마음에 들어 교제를 시작했고, 결혼까지 성공했습니다.”
주옥 “저희 엄마도 남편(민용)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좋아하셨어요. 북한에서의 사윗감 이상형 같은 게 있거든요. 북한에서 1등 사윗감은 적당히 체구가 있고, 배도 좀 나오고, 머리도 좀 반지르르한 모습이에요. 그게 부와 권력의 상징이니까요. ‘집에 먹을 게 얼마나 많으면 살이 쪘을까~’ 그런 생각인 거죠. 엄마가 봤을 때 남편이 몸집도 있고 하니까 너무 마음에 드신 거예요. 그렇게 양가 부모님 다 좋아하셨습니다."

▶ 연애하실 때 남북의 문화 차이를 느낀 적이 있나요?
민용 “문화 차이라기 보단, 가끔씩 나오는 북한말이 좀 낯설었어요. 말을 하다가 ‘이자, 이자’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말로 치면 ‘거시기’ 같은 건가봐요. “이자 방금 뭐 먹었잖아~ 이자 방금 얘기했잖아~” 이런 식으로요. 처음엔 낯설었는데 나중엔 저희 어머니도 ‘이자’를 사용하시더라고요." 


▶ 두 분이 같이 웹툰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주옥 “원래 제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든 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탈북민 입장에서는 평범한 이야기지만,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니까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 상태에서 웹툰 작가인 남편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웹툰으로 풀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돈이 없어서 말을 못 꺼내고 있다가 통일과나눔 펀딩을 발견한 겁니다. “여보, 우리 같이 이 프로젝트 하자. 내가 돈을 줄게.” 그렇게 해서 작년 7월부터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지금 제작 중인 작품 소개 부탁드려요.
주옥 “‘소녀진(가제)’이라고 해서 북한 영재학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해서 북한에서 현대에 일어나는 생활상을 재미있게 엮어보려 합니다. 기존의 북한 소재 웹툰이 북한 인권이나 실상 폭로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저는 좀 더 대중적인 스토리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소녀진’은 총 200화로 계획 중입니다. 단편적인 이야기보다 긴 삶에 구석구석 들어찬 재밌는 부분들을 다 보여주고 싶어서요. 100화까지는 영재학교에 다니던 아이가 탈북을 결심하기까지의 북한에서의 여정을 보여줄 계획이고요. 나머지 100화는 탈북한 이후의 정착 이야기를 다뤄볼 계획입니다. 지금 통일과나눔 펀딩을 통해 12편까지 제작을 마쳤고, 이걸 완성해서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게 뭔가요?
주옥 “거창한 거 말고 그냥 제가 살아온 세상에 대해서 좀 더 알리고 싶어요. 북한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어떤지, 더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묘사하면서 예술적으로 표현해내고 싶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이해와 통일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죠.”
민용 “저희 작품을 보면 통일이 됐을 때, 북한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쉽게 다가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딱딱한 글로 접하거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무엇보다 만화는 재밌으니까요.”


▶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옥 “‘선 넘은 남녀’라고 하는데, 남편을 만나서 제일 고마웠던 게 남편은 아예 선이 없었어요. 처음부터 아예 북한, 탈북 그런 개념 없이 그냥 저라는 사람 자체로만 봐줘서 그게 제일 좋았어요. 제가 북한에서 왔다고 거기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지도 않았고요, 흠으로 보지도 않았어요. 남편이 만약 작은 선이라도 그었다면 제가 북한 이야기를 할 때 얼마나 그 선을 넘기가 힘들었겠어요? 근데 그게 아예 없으니까 제가 자유롭게 뛰놀 듯 남편과 같이 일도 할 수 있는 거고요. 그게 너무 고맙습니다."

글, 영상 = 김은송, 오경진, 이정민 인턴기자

 [📜 심층 연구]
한-쿠바 수교, 외교지평 넓힌다

서보혁(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 


한국과 쿠바가 오랫동안 끊겨있던 외교관계를 다시 정상화하였다. 2월 14일 한국 외교부는 “한국과 쿠바가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 유엔 대표부 간 외교 공한 교환을 통해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65년 만의 재수교 합의이다. 과거 1949년 7월 쿠바가 한국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양국 간 외교관계가 수립됐지만, 1959년 1월 쿠바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국교가 단절되었다. 정부는 쿠바와의 재수교 합의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외교 지평을 더욱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동안 쿠바는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점진적 경제개혁을 추구하는 정책노선과 대미 적대관계 하에서 북한과 외교적 공조를 지속할 필요성이 있어 한국과의 수교를 미뤄왔다. 그러나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문제에 봉착한 쿠바도 점차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왔으며 소련과의 우호무역 붕괴에 따른 식량 및 에너지 부족 상황에서 쿠바에게 한국과의 교류협력은 거절할 수 없는 카드가 됐다. 특히 대우, LG, 기아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중남미 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쿠바에 진출하기 시작하였고 민간인들의 방문도 늘어났다. 코트라(KOTRA) 등 공공기관과 기업의 꾸준한 경제교류사업과 북한의 후원이 끊긴 한인 후예들에 대한 지원도 쿠바정부가 한국과의 수교 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했다. 현재 한국과 쿠바의 교역은 약 2천만 달러를 넘는 규모이지만, 외교관계 정상화로 인해 경제 협력의 확대는 물론 국제무대에서 양국 간 협력도 높아질 것이다. 또한 쿠바는 국제무대에서 반전반핵 평화외교노선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양국 간 수교 합의로 한국의 북핵외교에 대한 지지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재수교 합의는 한국의 중남미 외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그 간의 성과를 종합함과 동시에 ‘대북정책과 통일외교’에 주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실제 대사급의 외교관계 운영을 위해 사람, 시설, 장비 등 일련의 준비를 치밀하게 전개해가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부정적 반응에 대비하며 대사관 개설 및 대사 교환까지 쿠바와의 협력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중추외교’를 발전시키는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와의 협력에 정책 비중을 높여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는 물론 중추국가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있어 남반구의 저발전 국가들, 소위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외교관계의 수립은 쌍방 국가의 주권과 헌법을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양국 간 전면적인 협력의 실행을 의미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은 쿠바로부터 한국 헌법상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노선에 대한 명시적 지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의 반통일 노선의 부당성을 폭로하고 한국의 통일노선의 정통성을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정부는 쿠바의 난민 혹은 해외이주민들이 쿠바의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 탈북민 정책에 활용할 수 있다. 쿠바는 경제적 어려움과 개방적인 생활방식으로 가족 중 일부가 미국 등 외국에 노동자로 체류하면서 쿠바를 어렵지 않게 오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이들의 국적과 소득의 송금, 가족 상봉 등이 쿠바의 경제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탈북민들과 북한 내 가족 사이의 관계가 북한사회 변화와 대북정책에 주는 영향이 주목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이 반제자주외교를 천명한 가운데 한국과 쿠바의 수교 합의가 갖는 의미가 크지만, 통일외교에 시사하는 바도 작지 않다. 쿠바의 정치·경제개혁, 해외이주민 정책, 그리고 외교정책에 대한 관심도 우리의 통일정책을 더 풍부하게 해줄 주제들이다. 한국과 쿠바의 정책연구집단 간 교류가 필요한 이유이다.

 정리 = 강경모 매니저
📚 신간 도서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김동현|부키2023.12.15.

대한민국은 지금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 세계가 돌아간다고 보는 ‘한반도 천동설’에 빠져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한국이 미국의 의도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의도는 무엇이고 한국이 그 의도를 놓치는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의도를 놓치게 됐을 때 어떤 파국이 올 수 있는가? 저자는 펜타곤(미 국방부)에 출입하는 VOA(Voice of America)의 기자로서 위와 같은 질문들을 철저하고 생생하게 분석한다. 요컨대 한국은 ‘한반도의 안정화를 비롯, 최대한 자국의 이익을 취하려는 관점’으로 미국을 바라본다면, 미국은 ‘확장하는 중국을 제어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한국에 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한국에 ‘대만 전쟁 발발 시 직간접적인 지원 및 참전’과 같은 쌍무적 관계를 원한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이 이제는 더 이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 줄타기 외교를 할 수 없는 이유를 깨달았다. 미국은 동맹에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지만 사실상의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상황을 이미 영국과 같은 나라들이 먼저 겪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온다면 대안 없는 ‘NO’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모쪼록 한국의 외교 안보 전문가들이 이 책을 통해 한반도 천동설에서 벗어나 손익계산을 확실하게 하기 시작한 미국의 의도를 읽고 잘 대처하는 외교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북한미술의 역사와 전통 
박계리솔과학2023.12.12.

“왜 북한 미술을 연구하나?”


이 물음은 저자가 북한의 문화예술을 탐구하면서 주변으로부터 숱하게 받았던 질문이자 스스로에게 던졌던 의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북한문화예술 작품을 통해 북한을 읽고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했던 저자의 오랜 탐색의 기록이다.


“사회주의 사회에서 미술정책과 담론, 그리고 미술작품은 매우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P.140).” 저자에 따르면, 북한은 국가 단위의 정책 방향에 따라 미술정책이 규정되고, 이를 미술작품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인민들의 생활에 관여하고자 한다.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하나의 미술작품이 북한이라는 사회에 나오기까지 수많은 검열과 통제가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북한 정책의 변화가 시대상에 부합하지 않는 그림들을 통제하고 검열하여 미술의 형식과 내용을 변화시킨다면, 역으로 그림의 변화를 통해 북한의 정책 변화를 추적하여 읽어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미술은 근로자들을 ‘혁명적 사상의식을 가진 존재로 만드는’ 목적에 부합해야 하고, 문학예술은 ‘사람들을 자주적인 인간으로 키워 당의 사상적 무기로서 기능과 역할을 하게 하는’ 목적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뛰어난 예술 작품일지라도 국가 정책 방향에 부합하지 않으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폐기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지점이 북한 미술계가 가지고 있는 한계임을 지적하고 있다.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선전 선동 미술’이 결국 이데올로기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남북한은 민족공동체라고 하지만 오랫동안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왔다. 예술작품을 통해 이 간극을 메울 해법을 찾으려는 고민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글 = 강경모 매니저

2023~24 (재)통일과나눔 주요 사업 안내

2023년 사업
23. 4. 27.(목)

2023 통일과나눔·한국정치학회 컨퍼런스 ‘초당적 통일정책의 모색 가능성과 한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본 컨퍼런스는 초당적 통일 의지와 통일 정책을 모색하여 향후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하여 국내외적인 지지 확산 및 공감대 형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개최되었습니다. 
23. 8. 17.(목)

2023 통일과나눔 스페셜 렉쳐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국가안보실장)을 연사로 초청해 <2023 통일과나눔 스페셜 렉쳐>를 열었습니다. 본 강연은 △통일의 당위성과 주변국 이해 △북한 비핵화 전략 △시장경제와 인권 증진 △급변사태 대비 △통일을 향한 철저한 준비 등의 의제를 통해 통일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23. 10. 24.(화)

2023 통일과나눔 긴급 프레스 컨퍼런스

‘재중 탈북민 강제북송, 정부와 국제사회 어떻게 해야 하나’

센터포인트 빌딩


지난해 10월 9일 중국 정부의 재중 탈북민 500여 명 강제 북송 사실이 알려진 후 재단은 <2023 통일과나눔 긴급 프레스 컨퍼런스 ‘재중 탈북민 강제북송, 정부와 국제사회 어떻게 해야 하나’>를 통해 재중 탈북민 실태를 발표하고,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적극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23. 10. 27.(금) - 11.6.(월)
광화문·신촌·홍대 일대

'젊음의 통일 이야기, Uni-Festa 2023’는 청년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끌어 올리고, 통일이 미래의 청년들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정말로 통일이 한국의 미래인지, 통일이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일이 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통일이 되면 무엇이 좋아지고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등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모든 생각을 거침없이 나눌 수 있는 흥미로운 행사들이 행사 기간 매일 열렸습니다.
정리 = 오경진, 임수빈 인턴기자

2024년 사업

24.03.29.(금)

통일과나눔-연세대 중국연구원 제3회 한중 전략 컨퍼런스

'중국이 본 한반도 정세와 한중관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슈퍼 선거의 해’라 불리는 2024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3월 중국 양회, 4월 한국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정치적 변수에 따른 복잡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은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중 최고 전문가 12명이 심도있는 토론을 통해 한반도 정세와 주변국과의 관계 전망을 모색하는 '한중 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24.05.09.(목)

2024 통일과나눔 컨퍼런스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줄어드는 가운데 북한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였습니다. 이에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은 변화하는 통일환경을 분석하고 새로운 통일 방안을 모색하고자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컨퍼런스를 개최하였습니다. 통일·남북관계 전문가, 연구자, 활동가, 언론인, 학생 등 많은 분들이 참가했습니다.
24.05.31.(금)

2024 통일미래 준비사업, 남북통합 정책연구 공모 마감


재단은 민간 차원에서 통일을 준비하고 지속가능한 통일운동 생태계를 조성하고 한반도 통일·통합 과정에서의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분야별 통합정책연구 지원하기 위하여 '2024 통일미래 준비사업'과 '2024 남북통합 정책연구'를 공모하였습니다.

정리 = 강병윤, 김나연 인턴기자

발행처: 재단법인 통일과나눔
발행인: 이종원 | 편집인: 지해범
취재·편집: 강경모, 박소영, 강병윤, 권민우, 권세빈, 김나연, 김은송,
노희태, 문효민, 변호연, 오경진, 이시준, 이정민, 임수빈, 하애린

본 메일과 내용은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저작권을 소유하며
무단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다음글 아카이브8000만 웹진 2호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