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조선중앙TV를 인민대중 교양이 실시되는 공간으로 보고, TV 콘텐츠가 정책 방향을 시각화하고 메시지를 생산하는 방식을 분석하였다. 2021년 제8차 당대회 이후 강조된 사상교양은 북한이 당면한 체제 위기와 관련되어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장기화된 대북제재, 대외정책 실패로 인한 외교적 위기, 내부의 식량난 등이 중첩된 상황에서 외부문화 영향과 사상이완은 정권을 위협하는 요소였다.
특정 프로그램과 보도물 중심으로 현대화되긴 했으나, 최신 방송 장비와 편집 기술은 스토리텔링과 메시지의 재생산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 본 연구는 TV 대중교양 프로그램을 네 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스펙터클한 시청각 화면을 통해 정치를 미학화하고, 사상을 통속화하며, 규율 권력이 일상에 침투하는 맥락을 분석하였다. 부문별 분석의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혁명전통교양은 지도자 우상화와 체제 보위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나 김정은 권력의 불안정과 취약성을 드러내는 역설이 있다. 둘째, 청년교양은 영상미와 극적 효과를 활용하여 청년의 정신을 개조하는 데 일조하기에 사회문화 통제가 일상에 적용되는 방식을 포착할 수 있다. 셋째, 경제교양은 북한의 정책적 관심사가 표명되고 있어 제재 장기화 상황에서 북한의 경제적 현실을 다면적으로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넷째, 지식정보교양은 시대 변화에 호응하는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있어 주민의 생활환경과 조건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북한에서 한국 영상물에 익숙한 주민의 수가 상당하지만, 법과 제도에 의해 한국 방송과 영상물 접근을 차단하고 처벌하는 사회문화 통제는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 방송 교류와 개방의 가능성은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도출해 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의 TV는 최근 정보를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보도 기능의 강화로 변화하고 있어 남북한 공통의 역사와 문화, 예술, 전통 등 비정치적‧비이념적 분야에서 정보 교류의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한국에서 북한 TV의 방송 콘텐츠는 북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통일교육과 연구 자료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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