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일본은 전쟁 당사국이었고 양국 간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정한 관계를 지속해 왔음. 그러나 1970년대 후반 일본이 북방 4개 도서의 일괄반환이 실현되지 않는 한 소련과의 경제 관계 확대는 불가하다는 소위 ‘정경불가분’의 원칙을 표명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상당히 소원해짐.
냉전 구도가 소멸해 감에 따라 일본의 대소 외교기조는 기존의 ‘정경불가분’ 원칙으로부터 정치와 경제 양 분야에서 동시에 관계를 확대 발전시켜 나아간다는 ‘확대균형’ 노선으로, 이후 기존의 정치·경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병행되게 실현한다는 ‘중층적 접근’으로 변화함.
러·일 양국의 제국주의적 세력팽창에 따른 치열한 권력투쟁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북방 4개 도서의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은 양국 또는 다자간의 여러 협정 및 조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음. 일본은 다양한 타협안을 제기하면서 지속적인 설득 작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해결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는 ▲동 도서의 전략적 가치, ▲다른 국경분쟁에 미칠 영향, ▲국내 여론 등을 고려하여 평화 조약 체결과 이에 따른 2개 섬만의 반환이라는 기본 원칙을 견지하고 있음.
2013년 일본 총리로서는 10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한 아베 신조(Abe Shinzo) 총리는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종전 후 반세기가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평화조약이 체결되지 않고 있는 상태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위한 교섭을 가속하기로 함. 이후 양국 정상은 잦은 만남을 통해 인간적인 신뢰를 쌓아가면서 북방 영토 문제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협력을 비롯한 다양한 차원에서의 양국 간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하였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맞이하여 관계 증진의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음.
그러나 최근 아베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하여 새로운 대러 협력 방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대러 접근이 가시화되고 있고, 금년 말 푸틴 대통령의 방일이 예정됨에 따라 양국 간 관계 발전에 새로운 추동력이 발생하고 있음.
이러한 배경 하에서 양국 관계의 주요 이슈와 현황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해봄으로써 러·일 관계의 진전 및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함의와 우리의 대응책에 대해 검토함.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