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능력 보유가 가시화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극단적 표현이 오가고 군사적 긴장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대화를 통한 해법에 실낱같은 기대와 희망이 남아 있지만, 지난 25년을 돌이켜 보면 한반도 비핵화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핵능력 진전에 따라 북한의 셈법이 변한 것 같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능력 — 사실 이 능력의 전략적 의미가 얼마나 큰지는 또 다른 고찰이 필요하지만 — 을 보유한 이후에 그 다음을 고민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향후 북핵 문제의 진행 과정은 북한의 핵 탑재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 입증과 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간의 경쟁으로 귀결된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를 수용할 의사가 없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역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면 현 상황에서 의미 있는 대화는 불가능하다. 군사적 해법 또한 한반도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에 선택의 여지가 제한된다.
양측에 현실적으로 남겨진 선택은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완전한 핵 ICBM 능력을 갖추는 것과, 이것을 막기 위해 북한 정권이 견뎌낼 수 없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간은 누구의 편인가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어떻게 관리해서 비핵화를 이끌어낼 것인지가 한국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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