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 유일하게 통일에 대한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한 인물이고, 동시대에서 가장 국제화된 감각과 세계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정치인이었다. 이 글은 김대중이 평생에 걸쳐 정립하고 현실화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통일·평화론으로부터 역사적 교훈을 얻기 위해, 그 핵심 가치들의 특성에 주목해 분석하고 평가하려는 시도이다. 첫 번째는 그의 통일·평화론의 국내정치적 기반이 된 민주주의이다. 그에게 민주주의는 다른 모든 사상과 정책의 근간이 되어야 할 근본 규범Grund Norm이었다. 둘째는 국제적인 감각과 비교를 통해 만들어낸 그의 한국형 통일 모델이다. 그에게 한반도의 통일이란 독일과 베트남, 북한과 한국 권위주의 정부의 통일방안과 차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야 했다. 세 번째는 그만의 통일·평화론을 만들어내고 어떤 도전에도 굴하지않고 도전했던 창의적 낙관주의Creative Optimism이다. 김대중은 기존의 통일·평화론과 달리 남북연합이라는 차별적인 단계와 제도를 창의적으로 설계했고, 어떤 어려움에직면해도 가능성의 미래를 믿는 낙관주의를 체득하고 있었다. 김대중은 한국의 현대사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다시 반복되기 어려운 역사적 경험의 표상이다. 그런 점에서 통일·평화론이 그린 청사진의 최대치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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