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가장 멀고, 또 가장 가까운 존재. 남한과 북한은 서로를 한민족이라 교합하고, 휴전선을 사이에 둔 채 경계한다. 판문점을 넘어 상처 입고 남한에 온 사람에게 우리는 적에게 굴복하고 순종한 귀순병사라 지칭한다. 한민족인 동시에 적인 존재와 마주하고 살아가는 일상은 평화와 긴장이라는 두 조화되지 않는 시간과의 분투이다.
이 사이를 넘어온 북한이탈주민은 남한에 온 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는지와 상관없이, 남한사람이자 북한사람이라는 자신과 타인의 생각, 남한과 북한 경계라는 그 조화되지 않는 공간 사이를 오고간다. 남한 주민 역시 북한과 북한이탈주민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여러 감정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며 남한과 북한 사이 경계에 서 있다.
두 권의 소설은 남북한 작가가 같은 자리에서 북한에서와 그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경계 사이에 같이 서는 것이다. 때론 관찰자의 시선으로, 때론 거기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남한과 북한의 작가는 대화한다. 경계를 드러냄으로써 경계를 허물고, 남한과 북한이라는 나와 타인을 교차하며 결국 모두가 나였음을 통찰한다. 분단시대 문학이 먼저 선 탈경계지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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