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는 북한의 속내는 국익과 정의 사이에서 이중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성을 미국과 서방책임론으로 절충하였다. 이러한 속내 하에서 북한은 다음과 같은 전략들을 고려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 완전한 비핵화 입장에서 후퇴하여 제한적 비핵화 또는 비핵지대화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다. 현존하는 핵무기를 인정받는 제한적 비핵화나 핵군축 협상에 매달릴 수 있다. 둘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북중러 안보협력 강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화로 차제에 한미일 안보협력 등 동맹과 파트너십 강화를 서두르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함이다. 셋째, 북한이 모라토리움을 철회할 가능성이 점증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대외정책 관심과 역량 분산의 틈새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북한의 모라토리움 유지를 위한 방파제였던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 동참 개연성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활용할 수 있다. 넷째, 북한 내부적으로 자강력제일주의와 자력갱생 노선을 강화할 수 있다. 국제적 공급망과 금융망에서 배제된 푸틴 정권이 직면하고 있는 국제적 고립 심화와 국내적 저항을 목도하면서 내적동력과 내구력 강화에 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전략집단 내 엘리트 동학 역시 대화보다는 대결을 추동하거나 고립주의적 장기전을 준비하자는 동력이 득세할 수 있다.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법 준수와 한반도 상황의 평화적 관리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둘째, 북한의 모라토리움 철회를 억제하는 노력보다는 철회를 기정사실화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북한의 비핵화정책 변경에 대비한 대중·대러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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