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이후부터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한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한창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북한이 과연 어떠한 모델을 따르고 어떤 과정으로 개혁을 전개해야하는지에 대한 논의로 연결되고 있다. 북한의 개혁개방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거론되고 또 연구되는 것은 아무래도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일 것이다. 그러나 그간의 중국 개혁개방 경험은 모델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으며, 모델의 북한 적용 가능여부에 대한 관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된다. 모델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이 행위자이며, 따라서 모델에 대한 논의 이전에 개혁의 행위자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의 개혁개방을 추진했던 개혁세력에 대한 분석은 향후 북한 개혁개방의 가능성과 전망에 중요한 분석의 기준들과 실질적 함의들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중국은 소련을 비롯한 동구의 다른 국가들보다도 일찍 개혁개방을 시작했으며, 체제가 완전히 몰락한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의 개혁 과정과 달리 공산당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경제적 체제전환과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변화를 점진적으로 이루어 왔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개혁개방의 전체 과정을 개혁의 시작과 심화 및 공고화의 과정으로 크게 나누어 보았을 때, 개혁의 초기 단계에는 새로운 개혁 세력의 등장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개혁의 성공여부는 기존 체제를 반대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개혁의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실질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개혁 세력의 능력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중국과 같이 시장이나 시민사회가 거의 부재한 상황에서 개혁개방을 주도해 온 조직이 국가를 실질적으로 통치해온 공산당, 즉 권력 엘리트인 경우에는 개혁세력의 존재와 그 역할이 개혁 과정에 필수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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