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서 시작된 일련의 정치적 격변은 2025년 4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일단락되었다. 이 과정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급변 사태로, 남한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러한 격동의 정국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이를 어떻게 보도했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단지 북한 언론의 보도 양상을 분석하는 차원을 넘어, 북한 체제가 외부 정치 불안정성을 어떻게 활용하며, 남북 간 관계를 어떤 전략적 틀에서 재구성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초가 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남한의 정치적 혼란을 체제 우위 선전의 재료로 적극 활용해왔다. 2016-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북한 매체는 이례적으로 빠르고 감정적인 보도를 쏟아냈으며, 촛불집회를 ‘민중혁명’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한 북한의 보도는 한층 절제되고 전략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시기별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단순한 보도 양식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어떤 틀로 재규정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정치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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