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20일 '골든 돔'(Golden Dome)을 자신의 임기 중에 전면적으로 운용하겠다고 선언하고 우주군 참모차장인 마이클 게틀라인 장군을 책임자로 지명했다. 트럼프는 우주 기반 센서와 요격 무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 해상, 우주에 배치해서 지구 반대편이나 우주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했다. 레이건 대통령이 40년 전에 시작한 과업, 즉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위협을 영원히 끝내는 임무를 완수할 것이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에는 골든 돔 구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미국이 지난 40년간 각종 미사일방어망 구축에 3,000억 달러를 썼지만 아직도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제한적인 요격시스템을 갖추는 데 머물러 있다. 골든 돔은 트럼프가 제시한 1,750억 달러(약 244조 원)보다 훨씬 큰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예산처는 향후 20년에 걸쳐 5,42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적으로도 본토를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4년 안에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며 최소 1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골든 돔을 자신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삼고 경제적 부담과 기술적 한계, 국내외 반발을 무릅쓰고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안정을 해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 골든 돔이 중요한 외교 현안으로 등장하고 그 불똥이 우리 정부로 튈 가능성도 우려된다.
골든 돔은 2001년 부시 대통령의 ‘국가미사일방어망’(National Missile Defense: NMD)을 연상시킨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갓 출범한 부시 행정부의 NMD 정책에 치밀하게 대응하지 못해서 외교적으로 커다란 홍역을 치렀다. 2001년 2월 말 한·러 공동성명에 “ABM 조약의 보존 및 강화”라는 문구를 삽입해서 ABM 조약을 폐기하고 NMD를 구축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이 문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그해 3월 미국 방문 중 두 차례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외교통상부 장관과 차관이 모두 경질되는 사태(장관은 3월 26일, 차관은 4월 2일)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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