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은 공통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수단이지만 동맹국들 간 협력의 범위와 사안이 다양화되면서 군사안보를 넘어서는 협력의 중요한 기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국제질서가 격변하면서 동맹은 불확실한 국제정세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미국의 단극체제가 쇠락하고 유럽과 중동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 실제 전쟁이 발발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동맹체제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동아시아에서 유지되어온 미국 중심의 소위 바퀴살 체제 동맹 역시 최근 격자형 동맹으로 변화되어 양자 간 네트워크 형태에서 전 채널 네트워크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유럽의 동맹은 다자동맹으로 나토를 축으로 유지되어 왔고 한미동맹을 비롯한 아시아의 동맹은 포괄하는 지리적 범위가 아시아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여러 대륙의 안보상황은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미국 단극체제 하에서 지구화가 급속히 진행되었고 무역과 금융, 공급망이 긴밀히 연결되었으며,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미 동맹 역시 공통의 위협에 대응하는 군사동맹의 성격을 넘어 경제와 기술, 산업과 가치를 포괄하는 의미를 띠게 되었고, 불확실한 미래 국제질서에 공동 대응하는 기능을 요구받고 있다. 현재까지 한미 동맹은 한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 억제는 물론,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의 핵심적인 정책 수단이었다. 이제는 미중 전략 경쟁이 가속화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한국은 한미 동맹을 통해 지역의 안정을 추구하는 동시에, 한국의 지역적·국제적 위상을 증대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되어 가고 있다.
미국 역시 한미동맹의 본연의 기능인 북한의 군사위협에 한국과 공동대응한다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이 지속적으로 고도화되는 가운데, 한국을 방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은 동맹국을 지킨다는 목적뿐 아니라 핵 확산을 막는다는 비확산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임무이다.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북한의 핵 위협이 한국의 독자 핵무장으로 귀결되는 것을 막는 것도 동맹의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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