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듯 했던 북미 핵협상이 다시 재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미 실무회담은 물론이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논의되는 등 핵협상의 동력이 살아나고 있지만, 협상 성과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노이에서 보였던 북미 양자의 이견이 해소되었다는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핵협상의 쟁점과 과제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노이에서 북미가 보여준 이견과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비핵화의 범위 혹은 개념에 대한 것이다. 북한은 영변 시설 폐기를 우선 논의하고 싶어 했지만,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전반에 대한 폐기를 원했다. 이른바 스몰딜과 빅딜의 차이였다. 둘째, 비핵화 방법에서도 북미는 이견을 보였다. 미국은 포괄적 신고와 先비핵화를 의미하는 포괄적․순차적 접근을 시도했으나, 북한은 영변시설 우선 폐기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를 의미하는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원했다. 마지막으로 제재해제의 범위와 속도에 있어서도 북미는 이견을 보였다. 북한은 자신들이 제재의 일부 해제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입장에서 이것은 사실상 제재의 완전 해제로 받아들여졌다.
하노이 이후 북한은 비핵화 상응조치로 제재해제가 아니라 체제안전보장으로 초점을 이동시키고, 미국에 대해 새로운 계산법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창의적 해법을 요청하는 등 서로 상대방의 입장 변화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양자가 얼마나 달라진 안을 가지고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하노이에서의 이견을 해소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즉, 비핵화의 범위, 비핵화 순서와 속도, 그리고 비핵화 초기단계 이행조치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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