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는 현 국제질서에 대한 상이한 입장과 자국의 국익 수호를 위한 전략적 선택의 일환으로 INF 조약 파기를 결정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미국의 거듭되는 ‘전략적 균형’ 훼손 시도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INF 조약의 존폐 문제에 접근해왔다. 미국 역시 러시아의 INF 조약 불이행에 대한 의혹과 A2AD로 대변되는 중국의 군사적 도전과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INF 파기를 추진했다. INF 조약의 파기로 동아시아·한반도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파장이 예상된다.
첫째, 글로벌 전략적 안정에 적지 않은 손상을 초래할 것이다. 둘째, 동아시아를 무대로 한 미러, 미중 간 군비경쟁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셋째,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심화로 말미암은 동아시아 안보환경 변화와 역내 정세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넷째, INF 조약을 대체할 새로운 군비통제 조약은 중단기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러한 역내 안보환경 변화는 한국의 대외적 자율성을 축소시키고, 국내적으로도 중거리미사일 도입과 관련한 소모적 논쟁을 초래할 것이다.
북한이 법적·제도적 방식의 체제 안전보장 제공의 유효성을 의심하면서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의 유지·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은 중거리미사일 배치 등의 현안과 관련하여 한미동맹을 해치지 않으면서 국익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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