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실시한 동아시아 인식조사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68.3%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 6.7%를 압도하고 있다. 한미관계(49.9%), 한일관계(31.9%), 남북관계(62.6%) 개선에 대한 전망과 비교해도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제일 크다. 여론은 현재 최저 수준인 한중관계가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개선될 것이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그런데 여론조사는 한중관계가 단기간에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메시지도 동시에 전하고 있다. 신정부의 최우선 외교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경제외교 강화(49.8%), 분열된 국론 통합 노력(41.0%), 그리고 한미동맹의 강화(34.3%) 순으로 답하고 있다. 중국과의 협력 강화는 7.3%에 불과하여 한일관계 증진(6.0%)과 함께 후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한중관계는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근 10년간 최저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 한중관계 개선의 동력도 동기도 약화한 상태이다. 여론의 기대처럼 신정부의 출범 그 자체가 한중관계의 개선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뒤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고, 안보는 불안정하고 경제는 침체한 상황에서 신정부가 한중관계 개선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기는 어렵다. 특히 신정부는 준비가 충분치 않은 채 출범하면서 곧바로 동맹국인 미국과 관세 및 첨단기술, 주한미군의 분담금과 전시작전권 이전 문제, 그리고 북핵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가 운명이 걸린 중요한 사안을 놓고 어려운 협상을 해야 한다. 신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현실적으로 대미 외교와 협상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대중 외교는 한미관계에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불안정해질 우려도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