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날씨도, 우리를 긴장하게 했던 태풍도 혈육의 만남을 막지 못했다. 남측 가족과 북측 가족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신청했던 이상가족 상봉이 끝났다. 65년간의 긴 이별이 2박 3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눈물과 함께 또 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으로 접어들었다. 2015년 10월 상봉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21차 이산가족 상봉은 판문점 선언문에 명시한 “민족 분단의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이산가족, 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던 서로 간의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였다. 하지만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보면서 ‘상봉’이라는 행복어(幸福語)로 시작하여 ‘작별’이라는 불행어(不幸語)로 마쳐지는 상봉행사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또 다시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또 다시 만날 수는 있는 것인지, 이산가족들이 작별하며 남긴 “오래 살아 다시 보자”는 말은 재상봉을 기약할 수 없는 절박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기에 마음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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