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철거에 대해 대남 확성기 철거로 화답하였다. 지난 6월의 대남 소음방송 중단에 이어 우리의 선제적 조치에 대해 상응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는 북한이 남북한 간 긴장 고조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북한이 대화 없이도 행동 대 행동 방식으로 한반도 상황을 관리해 나갈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북한의 상응 조치는 우리 정부가 선제적 양보를 통해 긴장 완화 및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이 장기적 대남전략이자 대남담론인 적대적 2국가론을 철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한 분리 정책은 극단적인데다 매우 비현실적, 비효율적이므로 북한으로서도 완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군사적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 상황을 이용하여 행동 대 행동을 통해 남북관계를 관리하면서 북한이 극단적 남북한 분리 정책을 완화해 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선제적 양보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9.19 군사합의 전체의 일방적 복원은 북한의 상응조치가 없을 경우 안보상 손실을 야기할 수 있고 남북관계 개선의 동력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안보에 별다른 손실이 없으나 북한이 위협으로 느낄 수 있는 일부 내용부터 효력을 되살리면서 북한의 상응 조치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9.19 군사합의의 상당 부분을 사실상 복원해 가는 과정에서 남북연락채널 상시 가동 조항을 되살린다면 남북관계가 행동 대 행동만으로 상황을 관리하는 국면을 벗어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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