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고위급회담은 그동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되던 북한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2015년 12월의 남북 차관급접촉 이후 굳게 닫힌 대화통로가 다시 열렸다는 점일 것이다.1 2015년 말 이후 남북한 간 접촉창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1월)으로 인해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은 주기적으로 ‘한반도 위기설’을 낳게 하였다. 높아진 긴장과 소통의 부재가 결합될 경우 서로의 의도에 대한 오인으로 인해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화의 재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안전밸브를 마련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도 남북대화의 추동력이 이어질 것인지, 또한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를 견인하고 비핵화의 전기로 전환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북한의 태도는 남북관계와 비핵화는 분리하여 대응하면서 국제 압박을 완화하고 나아가 국제공조를 약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우리보다 대화가 더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후에는 비핵화 문제는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남북관계와 비핵화를 연계해야 한다. 상징성과 보여주기에 집착하지 말고 의미 있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속도와 기대감을 조절하는 가운데 당당하게 북한을 대하고 국제공조를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해야 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