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2월 2일 트럼프 행정부의 핵무기에 대한 기본구상과 전략을 담은 핵태세검토보고서(NPR, Nuclear Posture Review)를 발간했다.1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NPR이 2010년 4월 발간된 지 8년만이다. 새로운 NPR은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원대한 비전을 갖고 미국이 핵무기의 역할 축소과 핵군축을 선도하겠다던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지난 8년간 러시아와 중국이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고 핵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등 미국에 역행하는 정책을 추진했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미국을 위협하고 이란도 핵무장 잠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핵확산과 핵테러 위협도 높아지는 등 전체적으로 안보환경이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NPR은 이러한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여 작년 12월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에도 명시된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 유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에 입각한 새로운 핵전략과 정책을 담고 있다.
트럼프 NPR은 적대세력의 각종 안보위협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국이 다양성과 유연성 및 탄력성을 갖춘 맞춤형 핵전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와 북한이 핵무기를 중시하고 핵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러·북·중 3국은 사이버와 우주 공간에서도 적대적인 행위를 일삼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이 전술핵전력의 우세를 바탕으로 재래식 도발을 일으키고 전술핵 사용과 핵전쟁으로의 확전을 위협하며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핵 확전우위’(nuclear escalation dominance)를 시도할 가능성에 극도의 경계감을 표시했다. NPR은 러시아와 북한의 오판 가능성에 대비해서 핵사용 옵션을 다양화하고 유연성을 제고하는 등 전술핵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서유럽 전술핵 전력을 유지·강화하고 일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핵탄두를 저강도 전술핵탄두로 교체하며 중장기적으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해체한 핵탑재 해상크루즈미사일(SLCM, Sea-Launched Cruise Missile)을 다시 개발한다는 것이다. 또한 필요한 경우 동북아를 포함한 다른 지역에도 이중용도전투기(DCA, Dual-Capable Aircraft)와 전술핵탄두를 전진 배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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