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013년 신년 메시지가 발표되었다. 특기할 만 한 점은 그 형태가 19년간 지속되던 북한 매체의 ‘신년공동사설’이 아니라, 김정은의 육성 연설이었다는 점이다. 1994년의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이 줄곧 신년공동사설로 신년사를 대체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김정은 시대’를 상징하는 북한 나름의 어법(語法)으로 볼 수 있다. 이미 하루 전인 2012년 12월 3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연설이 “기적과 혁신을 창조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육성 신년사 발표에 대한 예측을 불러온 바 있다.
북한의 신년사는 공식적인 정책선언 문건은 아니고, 새로운 한 해에 대한 북한 내부 결속의 메시지이며, 지도층과 주민이 함께 하는 일종의 다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년사 속에는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북한 지도층의 정세인식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해의 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2011년과 2012년의 신년공동사설, 그리고 2013년의 신년사를 서로 비교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 2011년의 신년공동사설은 김정은이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일의 공식 후계자로 대두된 지 약 3개월 만에 발표되었으며, 2012년 공동사설의 경우 김정일의 사망 직후에 나왔다. 공식 후계자로서의 김정은, 새로운 최고지도자로서의 김정은, 그리고 이제는 자기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정은을 둘러싼 북한 지도층의 정세인식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북한의 미래에 대한 전망과 직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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