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탈사회주의 체제전환(post- socialist transition)은 이제 사반세기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초기의 희망적 예측과는 달리 지난 25년에 걸친 체제전환의 경로와 결과는 초기의 수렴론의 예상을 벗어나서 경제 및 정치적 다양성으로 특징지어진다. 중동부 유럽 및 발틱 국가들은 시장경제 개혁과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양 측면에서 공히 괄목할 진전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러시아를 위시한 구소련 국가들은 이와는 대비되는 경로를 걸어오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의 점진주의는 구소련권 국가들과는 구별되는 또 다른 체제전환의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탈사회주의 체제전환 경로의 정치·경제적 다양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다양한 경로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구소련권 국가들과 아시아 공산주의 국가들의 체제전환 경로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어떠한 요인이 이러한 차이를 유발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북한의 향후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공식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북한에서도 지난 1990년대 이래 아래로부터의 시장화로 인해서 서서히 변화가 진행되어 오고 있다. 과거 사
반세기에 걸쳐 30여 개국의 경험을 통해서 축적되고 입증된 탈사회주의 체제전환의 경로는 북한의 변화에 대한 예측과 한국의 정책적 대응에 지대한 지식자산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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