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기습을 통해 북한이 얻은 것이 있을 것이다.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의 공격 목적을 분석했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북한의 세습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견해가 다수설일 뿐이다. 우리에게는 말도 안되는 도발의 동기이므로 혼란스러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역사적으로 있어본 적이 없는 괴이한 정권이라는 사실이 원인일 것이다. 이 말은 곧 한국, 미국, 그리고 일본과 같은 민주사회의 잣대로는 북한을 가늠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튼 우리는 운명적으로 공산주의 삼대 세습을 감행한 희한한 집단과 마주보고 있고, 또한 잊을 만하면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외형적으로는 연평도 민간인과 군인이 피해를 입었고, 반면 북한은 직접적인 타격을 모면했으므로 북한이 희희낙락할 것 같지만, 눈에는 잘 안 보이는 북한의 손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의 기습 공격에 대해 현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론이 없는 것 같다. 민간인을 살상시킨 무차별 공격에 충분히 보복하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왕 일은 벌어졌으니 다음을 위해 이해득실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우선 북한의 만행으로 국내여론은 극적으로 반전 되었다. 연평도 포격에 대해 향후 '제한적인 군사조치'를 지지하는 국민의 비율이 무려 70%에 이르기 때문이다 ( 조선일보, 11 월 29 일). 천안함 사태 직후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이 30%에도 못 미친 것에 비하면 천지개벽 수준의 인식 변화이다. 통계는 우선 한국국민이 북한을 주적으로 확실히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은 곧 정치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국민의 인식이 확고하면 정부는 싫든 좋든 국민을 따라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얻은 첫 번째 수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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