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목적은 2012년 상반기 북한경제의 모습을 개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래 이 글에서는 올해 북한의 각 경제분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그 결과 북한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간단히 정리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글이 작성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본래의 목적은 대부분 희석되었다. 그리고 이 글은 2012년 상반기 북한경제에 대한 실험적인 가설 하나를 제출하는 것으로 그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조차 이러한 변화는 의외였지만,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제까지 북한의 경제동향을 파악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작업이었다. 우리에게 이용 가능한 몇몇 객관적 수치와 그에 대한 부분적 증거들을 합쳐 북한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를 말해주는 것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 북한경제는 농업부문의 생산감소와 제조업의 부진으로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경제침체가 지속되었고, 여기에는 한국의 5.24조치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한몫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면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북한을 바라보는 외부 관찰자들 사이에서는 ‘과연 이러한 작업만으로 북한의 경제동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현재의 북한경제는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이용 가능한 수치와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이들 수치와 정보를 토대로 일반적인 경제추세만을 이야기할 경우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북한경제의 여러 요인들은 분석에서 모두 사상되고 말 것이라는 걱정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걱정은 최근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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