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13년 3월 31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새로운 혁명노선으로 채택하였다. 이를 두고 1990년대 후반 선군시대가 개막되면서 줄곧 견지해 온 국방공업 우선발전 노선으로부터 탈피한 경제건설에 방점을 둔 노선이라는 평가와 이름만 바뀌었을 뿐 기존 노선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러한 평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병진노선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에 자원을 분산시킬 여력이 없고, 핵무력 건설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부로부터 경제발전을 위한 자원을 유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도 병진노선의 수행이 쉽지 않은 길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경제건설 및 인민생활 향상에만 주력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조건하에서 북한이 병진노선을 채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필자는 김정은 체제의 국내 정치적 상황에 착목하면서 주어진 권력구조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은 선군혁명영도와 선군사상의 계승자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경로 의존적(path-dependent)’ 제약과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인민들에게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희망을 부여해야 하는 ‘경로 규정적(path-shaping)’ 제약하에서 양자를 모두 고려한 병행전략을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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