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말 북한은 제8기 제9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동년 사업평가 및 2024년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당전원회의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단연 북한의 대남·통일분야 정책이었다. 예전 당전원회의에 비해 상당한 분량이 할애되었고 그 내용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대남·통일정책에서 근본적인 방향전환을 선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첫째,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적대행위는 이제 실제적인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져 ‘전쟁’이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 둘째, 지난 반세기 동안 ‘자유민주주의체제 통일’ 기조 에서 흡수통일·체제통일을 국체로 삼았고 미국의 식민지 속국에 불과한 한국은 이제 화해와 통일의 상대가 아니다. 셋째, 남북관계는 더 이상 동족·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다. 넷째, 한국과 미국이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 다면,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한국 전 영토를 평정하겠다. 요컨대 북한은 지난 반세기 남북관계사를 불신과 대결의 역사로 폄하하고 강력한 실력행사까지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남북관계는 대립과 갈등의 시기도 있었지만 화해와 협력의 시기도 있었던 그야 말로 부침의 역사였다. 이를 고려하면 우리의 관심은 북한의 “고압적이고 공세적인 초강경정책”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로 집중된다. 현재 한반도 위기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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