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북한과 관련국 간에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어 비핵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루더라도, 합의의 기본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노정되거나, 관련국 각자의 국내법 이슈가 제기되거나, 합의의 이행 및 검증 과정에서 합의사항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는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주요 비핵화 사례에서 비핵화 합의, 이행 및 검증, 정치적‧경제적 보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제기된 법‧제도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 관련 주요 법‧제도적 과제와 고려사항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론인 Ⅰ장과 결론인 Ⅷ장을 제외한 나머지 장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핵비확산체제를 개괄적으로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 핵비확산체제의 개념, 핵비확산체제의 핵심을 이루는 NPT의 채택 배경 및 현황, 주요 내용, 그리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장려하는 동시에 군사적 목적으로의 전용을 방지하기 위한 IAEA 안전조치협정을 살펴보고, 핵비확산체제의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진단하였다.
Ⅲ장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핵화 사례를 검토하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발적으로 핵을 폐기한 후 NPT에 가입하고 IAEA와 안전조치협정을 체결한 다음 사찰을 받은 경우로, 국제사회와의 협상과 합의를 통한 비핵화 사례는 아니다. 다만, 핵무기를 보유했던 국가에 대한 사찰이라는 점에서 통상적인 경우보다 훨씬 강도 높은 IAEA 사찰이 실시되었고, IAEA의 권한 및 임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으므로, 이와 관련된 법‧제도적 쟁점으로서 NPT 가입 요건과 안전조치협정상의 최초보고서 보고 요건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Ⅳ장에서는 리비아 비핵화 사례를 검토하였다. 리비아는 핵 포기 선언 후 비교적 단기간 내에 핵 폐기와 이에 상응하는 정치적‧경제적 보상이 단계적으로 진행된 경우이다. 이에 따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폐기 1단계~3단계 조치에 대한 검증 과정과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여 이루어진 미국과의 경제관계 및 외교관계 복원 과정에서 제기된 법‧제도적 문제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Ⅴ장에서는 우크라이나 비핵화 사례를 검토하였다. 구소련 해체와 동시에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 된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안전보장과 재정지원을 약속받고 핵을 포기한 경우로, 1994년 핵무기 비보유 당사국의 지위로 NPT에 가입하고 1996년 모든 핵탄두를 러시아에 이전함으로써 비핵화를 완료하였다. 이 사례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을 위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논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지원을 위한 ‘협력적 위협감소’ 프로그램 이행 관련 법적 문제를 살펴보았다.
Ⅵ장에서는 이란 핵합의 사례를 검토하였다. 이란의 경우, 2015년 ‘포괄적 공동행동계획’과 이를 승인하는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2231호 채택으로 핵합의가 성립되었다. 그러나 2018년 5월 미국 트럼프 정부가 JCPOA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2020년 1월 이란이 JCPOA 전면 이행 중단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2021년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이 재개되어 현재 비핵화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이 사례에서는 이란 핵합의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논란, 이란 핵합의의 분쟁 해결 메커니즘, 약속의 중대한 불이행 시 일정한 절차를 통해 UN 제재 복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이른바 스냅백(snap-back) 방식을 살펴보았다.
Ⅶ장에서는 북한 비핵화 관련 주요 법‧제도적 문제를 고찰하였다. 북핵 문제의 경과, NPT상 북한의 법적 지위 등 북한 비핵화의 법적 근거, 북핵 문제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고, 기존의 주요 비핵화 사례에 비추어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특별한 고려를 요하는 법‧제도적 문제를 검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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