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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관계 회복의 의미와 전망: 러시아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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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상준
소속 및 직함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
발행기관 아산정책연구원
학술지 이슈브리프
권호사항 2023(32)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13
발행 시기 2023년
키워드 #김정은   # 러시아   # 북러 관계   # 북러 정상회담   # 북한   # 푸틴   #이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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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2023년 하반기 북러 관계는 급속한 밀착의 움직임을 보였다. 세르게이 쇼이구(Sergei Shoigu) 러시아 국방장관이 2023년 7월 25일 평양을 방문한 이후 9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극동을 방문하여 9월 13일 아무르주(Amur oblast) 스보보드니(Svobodny) 인근 보스토치니(Vostochny)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10월에는 러시아 라브로프(Sergey Lavrov) 외교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였으며 11월에는 제10차 무역, 경제, 과학, 기술협력에 관한 정부 간 위원회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러한 북러관계 회복은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 태세로 들어섬에 따라 북한으로부터의 군사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지분을 확대하는 등 러시아의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구상에서 비롯된다. 또한, 북중관계에 편승하던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북러 경제협력을 통해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고, 한반도 북단 물류 프로젝트에서 중심적인 위상을 확보할 수도 있다. 러시아로서는 중국에 비해 한-미-일 공조가 자신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파급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북한 및 중국과 연대하여 한-미-일에 대항하는 구도가 동북아 지역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북러 밀착을 통해 중국을 간접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북한과 연대하여 국제제재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공동전선을 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러 정상회담은 러시아의 이러한 이익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였고,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는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 채널을 확보하는 한편, 국제제재에 대한 공동 대응 전선을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북한과 러시아 모두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제한적이지만 우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사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북한과 포괄적 협력을 지향하고 있는 러시아의 구상이 서로 차이가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경제협력이 실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양자관계만으로는 부족하며 추가적인 국가들이 협력 프로젝트에 참가해야 한다.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실제 국제 비확산체제를 무력화할 만큼의 군사 지원을 행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북러관계 개선은 러시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러시아가 북러 협력에만 집중할 경우 오히려 아태 지역에서 입지가 좁아진다는 점을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아태 지역 이익을 위해서는 한국과의 협력이 더 유리하다고 인식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연구하여 한러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우리 외교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rule-based international order)를 지지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류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농업, 식량, 통신, 디지털화, 첨단기술,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와도 협력할 수 있는 의제를 적극 추진하여 러시아가 한국과 협력할 동기를 강화해야 한다.
목차
북러관계 밀착의 배경
북러 정상회담 및 북러 관계 회복의 평가
한국에의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