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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국제정세 인식:핵 협상에 대한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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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일도
소속 및 직함 안보통일연구부 조교수
발행기관 외교안보연구소
학술지 주요국제문제분석
권호사항 2019(36)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24
발행 시기 2019년
키워드 #트럼프   #북한   #미국   #핵협상   #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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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주지하다시피 북한의 전통적 국제정세 인식은 ‘제국주의 대(對) 반(反)제국주의’라는 틀이 중심을 이뤄왔음. 이에 따라 냉전기에는 사회주의 진영과 비동맹 진영을 포괄하는 ‘반제국주의 연대’를 주장했고, 냉전 종식 이후에는 ‘미국과 그 동맹국이라는 지배주의 세력 대(對) 이로부터 자주권을 수호하려는 모든 나라’라는 프레임으로 국제정세를 설명해왔음.

이러한 틀은 2018년 초 북측이 미국과 협상 국면에 돌입하면서 크게 엷어졌고, 실제로 북한 관영언론에서는 한동안 ‘제국주의’ ‘지배주의’라는 표현 자체를 찾아보기 어려웠음. 대신 ‘행성을 진감하는 대담한 외교’ 같은 표현을 통해 앞서의 프레임 혹은 구분선(fault line)을 뛰어넘는 김정은 체제의 ‘창조적 행보’를 강조하는 담론을 적극 사용해왔음.

그러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를 거쳐 특히 8월을 기점으로 북측은 점차 기존 담론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비난만 삼갈 뿐 ‘미국=제국주의’ 혹은 ‘미제 대(對) 반미(反美) 진영’이라는 인식틀이 거의 완전히 복원된 상태임. 트럼프 행정부와 주요국 사이의 갈등 사례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담론이 강세를 이루면서 ‘미국의 일방적 행보가 야기한 반미 블록화 확장’이라는 관점을 주로 사용하고 있음.

주목할 것은 이 ‘반미 블록화 확장’ 프레임이 핵 협상에서의 강경론을 정당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임. △제재 등 미국의 압력에도 버티는 곳곳 나라들을 주목하고, △미·중, 미·러 전략경쟁 심화를 활용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한편, △이들 나라와의 연대를 군사·안보 협력 수준까지 확장하고자 모색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짐.

이러한 평양의 정세인식은 중국·러시아 등에게 핵 협상 관련 발언권을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는 바, 특히 이른바 ‘안전보장(Security Guarantee)’ 문제 논의를 위해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하다는 중·러 공식견해를 배려하는 모습으로 나타남.

본 보고서는 북측 당국자들의 담화와 발언, ‘노동신문’ 등의 관련 보도를 분석해 이러한 북측의 정세인식 추이를 살펴보고, 평양이 추구하고자 하는 핵 협상 전략을 추론함으로써, 이에 얽혀있는 북측의 의도와 계산이 향후 협상에 미치게 될 함의를 가늠해보기로 함.
목차
1. 문제제기
2. ‘반미(反美) 블록화’의 다양한 케이스
3. 종합분석: 주요국 전략경쟁 혹은 ‘신냉전’ 활용하기
4. 시사점: 핵 협상 다자화 주장과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