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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북미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북한 외교에 대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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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성현
소속 및 직함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발행기관 세종연구소
학술지 정세와정책
권호사항 16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4
발행 시기 2019년
키워드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북한 외교   #중국   #북핵 문제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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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6월30일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열린 북미 정상 회담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 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서 성사된 것’이란 시각이 일각에서 제기되었다. 사실이라면, 시진핑이 트럼프-김정은 회담의 막후 ‘중재자’ 역할을 한 것이란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본고는 제3차 북미회담을 전후한 중국의 전략적 시각을 반추하고, 중국의 향후 북한 외교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판문점 북미회담에 대해 “건설적이고 긍정적 성과”를 도출했으며 특히 북한과 미국 양측이 조만간 실무진 협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중국 은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7월1일). 중요한 것은 그러면서 “최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조선을 방문 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새로운 동력을 불 어 넣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막후 역할이 있었 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국의 전략적 관점에서 보자면, 6월30일 판문 점 북미 회담과 그전에 거행된 시진핑의 북한 방문 (6.20-21)은 서로 유기적 관계를 갖게 된다. 한국 정 부는 시 주석의 방북이 발표된 시점부터 일단 긍정 적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6월18 일 시진핑의 북한 방문에 관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 한 “대화의 동력을 살리고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중국 정부의 설명과 유사한 내용이 들어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부분에 관해서는 완벽히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다” 라고 했다. 이 발언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 어 내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 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대로 시진핑이 판문점 북미 회담에 모종의 ‘중재’ 역할을 한 것이란 분석에 힘 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관방언론이 밝힌 내용에 의하면, 과연 시진핑 주석은 평양에서 ‘북미 대화’를 지지하는 발 언을 했다. 신화통신사 보도(6.20)에 의하면 시진핑은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는 대화 해결의 밝은 전망을 되살려 국제사회의 공감과 기대를 얻었다”고 운을 뗀 뒤,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추진노력을 적극적으로 평가”(積極評價... 推動半島無核化作出 的努力)하고, “국제사회는 북미 대화가 진전되고 성 과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國際社會普遍希望朝美談下去並談出成果)고 하였다. ‘국제사회’란 주어 를 빌렸지만, 중국이 북미 회담 성공을 바란다는 외교적 표현이다.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은 그 다음일 것이다. 시진핑의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전략적 고도와 장기적 관점’(戰略高度和長遠角度)에서 정세를 정 확하게 파악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확실하게 지키겠다.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政治解決) 추진을 지지한다.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와 경제 발전에 대한 걱정’(合理安全和發展關切)을 해결하는 데 중국은 힘이 닿는 한(力所能及) 도움을 줄 용의(願)가 있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建設性作用)을 하겠다.
이 부분을 자세히 봐야 할 이유는 비록 중국도 미 국처럼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미국과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미중갈 등 심화 속에서 향후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의 정책이 충돌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우선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미국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북한 의 합리적 안보 우려’란 표현도 이제는 낯익은 표현 이다. 핵을 포기하였을 경우에 북한이 느끼게 될 ‘안 보 불안’이 이해된다는 것이다. 북한 편을 들어준 것 이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중국이 북한과 같은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겠다는 정치적 배려다. 시진핑은 투철한 사회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신 봉자로 알려져 있다. 작년 김정은의 세 번째 방중 시 시진핑은 “변하지 않는 세 가지”(三個不變)를 약 속하면서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 회주의 국가를 견지하는 것은 북중관계의 본질적 속성이다”(坚持共产党领导的社会主义国家是中 朝关系的本质属性)라고 한층 더 강조된 사회주의 연대의식을 표출했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동질의식을 공유하는 중국이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에 대해 동감하 고, 북한의 경제발전에 대한 걱정을 해소하는 데 도 움을 주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힘이 닿는 한’ (力所能及)이란 극대화된 표현으로 형용하였다. 영어 표현 ‘to the best of one’s ability’으로도 그 의미가 선명해지는 이 문구는 친구 사이에서 쓸 수 있는 표현이지, 현실주의 외교관계에서 흔히 쓰는 표현은 아닐 것이다. 혈맹이라 불리는 북중관계에서 도 검색을 해보면 과거에 원자바오(溫家寶) 전 중국 총리가 2009년 10월 평양을 방문해서 동일 표현을 썼던 것이 나온다. 2009년은 북중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였다. 올 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니 ‘10년 에 한 번 쓰는 귀한 표현’인 셈이다. 또한, 집권 후 처음으로 방북한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建設性作用)을 하겠다”고 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말은 중국이 최근에 줄곧 얘기해왔던 바지 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북 한을 방문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메시지를 다시 강조한 것은 좀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핵심은 시진핑이 이를 ‘전략적 고도와 장기적 관 점’(戰略高度和長遠角度)에서 접근하겠다고 한 점 이다. 다분히 추상적인 표현인데, 이는 중국이 북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시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 트럼프의 접근법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목차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 역할’의 부상
‘제재를 통한 북한 비핵화’ 부정하고 中國方案 제시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