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최근까지 두 차례의 핵실 험과 30여 차례의 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전략무기 능력이 사실상 핵 보유 단계에 접어들면서, 북측이 염두에 두고 있는 유사시 핵전략과 교리가 무엇인지가 실존적 고민 으로 떠오르고 있음.

북한이 핵을 실전에 배치할 경우 이를 어떤 개념에 따라 운용,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일차적으로 한국의 군사대비 태세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적인 검토 과제임. 한편 동시에 북한이 목표로 하는 최종 핵전력의 수준과 구성을 가늠할 척도라는 점에서, 향후 북핵 협상이 재개될 경우 평양의 의도와 계산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barometer)이기도 함.

특히 남북 혹은 미국·북한 간에 억제 위기가 전개될 경우 북측이 대량보복 (Massive Retaliation)이나 제한 핵전쟁(Limited Nuclear War) 같은 다양한 시나 리오 중 무엇을 선호할지는 북핵 문제의 전개 방향을 예측하기 위한 필수 작업에 해당함. 북한의 억제 개념은 서구 혹은 한국의 그것과 어떤 차이를 보일지, 이러한 차별점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과 기회는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음.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북한은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핵 교리 관련 언급을 남겼 으나 일관성에서 한계가 분명해 뚜렷한 맥락을 추출하기 어려움. 오히려 북한이 실제 군사훈련이나 주요 무기체계 시험운용 과정에서 드러난 양태와 그에 대한 설명에서 보다 구체적인 핵 억제 교리의 흐름이 드러남. 이렇듯 공식 발표와 실제 군사행동 사이의 괴리 역시 주목할 만한 함의를 담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