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2023년 12월)와 제14기 제10차 최고인민회의 김정은 연설을 통해 김일성‧김정일 집권 기간 유지해왔던 통일노선의 전면 철폐를 선언했다. 남북 분단과 북한 정권 수립 80주년을 앞두고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지배했던 반세기의 통일노선을 청산하고 김정은 시대 대남전략의 청사진을 공표한 것이다. 북한의 통일노선 전환에 따라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대화였던 1971년 이산가족 적십자회담 이후 수많은 남북대화를 통해 도출했던 남북 합의문의 근간을 훼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북한의 이번 조치는 남북 간 대화와 협상의 결과물에 포함된 ‘평화통일’ 조항의 정책적 유효성마저 부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북한의 통일노선 전환에 대한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기존 통일담론의 효용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성찰적 검토가 불가피하다. 신통일담론은 균형적, 현실적, 탄력적 담론을 지향해야 한다. 또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정책 추진, 민족동질성 회복과 단일 국가 지향 재확인, 통일회의론과 통일만능론을 극복하는 통일준비론을 핵심요소로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