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이후 통일노선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현상유지 수준에 머물렀다. 집권 후 처음 개최된 노동당 7차 대회(2016)에서 북한이 내세웠던 통일노선은 김정일 시대의 ‘조국통일 3대헌장’ 뿐이었다. 2021년 노동당 제8차 당대회 사업 총화보고에서 김정은은 “통일이라는 꿈은 더 아득히 멀어졌다”고 선언하면서 통일노선의 전환을 예고했다. 기존의 민족 담론을 뛰어넘어 ‘우리국가제일주의’를 공식 선포한 것도 8차 당대회에서였다.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이후 기존의 통일 노선과 거리를 두면서 이처럼 대남관계를 적대국 관계로 전환해온 과정을 복기해보면 이번 통일노선 전면 전환이 갑작스러운 조치이거나 돌발적인 입장 변경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향후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획득이라는 성과를 발판으로 ‘영토 완정(完整)’을 내세운 공세적 무력통일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민족주의 기반 통일노선 폐기 선언 이후 1월 한달 내내 한반도 주변에서 무력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북한의 의중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