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며칠 내로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푸틴 방북은 2000년 이후 24년 만에 러시아 지도자의 방북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러북 간 정상 외교의 의미가 있다. 또한 푸틴 러 대통령이 그간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로 대외활동에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반면 집권 5기를 시작하며 국제활동 재개라는 의미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푸틴이 북한과 베트남을 연이어 방문하며 동북아·인태 지역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시도의 성격도 갖고 있다. 푸틴 러 대통령의 방북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고, 한국에 대해서도 일종의 사전 정지작업이 진행되었다. 푸틴은 6월 5일 러시아 경제포럼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 행사에서 이례적으로 한국에 매우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푸틴의 방북 일정이 확정된 시점에서 한러관계를 조율하고 방북으로 인한 불필요한 한반도 긴장 국면을 해소하려는 의도였다. 이번 푸틴의 방북으로 얼마나 러북관계가 밀착되고 결과물이 나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먼저 정상회담 의제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와 북한의 새로운 양자관계 정립이다. 러북 간 전통적 우호 관계를 현대 국제관계의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개념을 도입해 재정립할 가능성이 있다. 러북 간 소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북한의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포함한 상호방위조약 체결 요청에도 러북 간 상호 방위조약 체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러북 정상회담에서는 다방면에 걸친 포괄적 관계 강화를 위한 실질적 협력로드맵 구축 방안을 의제로 상정할 것이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은 대북제재 위반 수위 경계를 넘나들며 실질적 협력의 로드맵을 수립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푸틴 방북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최근 동북아 역내 흐름이 북한이 원하는 신냉전 구도 조성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중러북 밀착 구도를 이격하는 한편, 한러관계와 러북관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러시아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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