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은 왜 이 시점에 파병을 결정하였을까? 그리고 북한군 파병의 국제정치적 파급효과는 무엇일까? 북한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조기 종전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최근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북한이 어렵사리 구축한 한반도 신냉전 구조의 한 축이 무너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러북 신조약 4조에 의거하여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진격을 명분 삼아 빠르게 참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이후 전쟁의 향배가 불투명한 상황을 고려할 때, 미리 러시아를 북한의 대외전략에 결박시켜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군 파병의 국제정치적 파장이 작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우선 북한군의 참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을 국제전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세계 3차 대전의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다. 둘째, 향후 북한이 러시아가 구축하는 유라시아 안보 구조의 핵심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러시아 중심 반미 핵연대의 핵심국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셋째, 러시아가 북한에게 새로운 외교적 공간을 열어준다면 이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계기가 될 우려가 있다. 특히 러북 신조약에서 약속한 평화적 핵협력을 가시화한다면 이는 국제 비확산체제를 위협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한반도는 냉전적 갈등의 최전선이 될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대외전략 자체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북한군 파병의 위험성을 적극 경고하고 한국과 국제사회의 한계선을 분명히하여 러북밀착을 견제하되, 미국 대선 등 변수를 고려한 유연한 전략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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