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러-우전쟁 파병 배경에 대해서는 대부분 러시아의 절박한 군사적 수요와 북한이 얻게 될 반대급부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외교사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조금 더 큰 그림 차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러-우전쟁이 언제든지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 미국과 서방을 압박하고 유리한 입지를 점하려는 러북 양국 공동의 전략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러북 양국은 현재로서는 러-우전쟁의 국제전화, 세계대전 비화 가능성을 암묵적으로 시사하여 조기 종전을 압박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의 러-우전쟁 파병은 모스크바-평양 추축(Axis) 형성을 통해 유라시아와 동아시아·한반도의 지정학적 연계를 강화하여 국제정치적 영향력과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푸틴과 김정은의 그레이트 게임 차원에서 해석할 수도 있다. 북한군의 러-우전쟁 파병은 러북 양국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역내에서 중러북 전략적 삼각관계의 재편을 가져올 것이며, 중러북 밀착의 이완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북한군의 파병은 기존의 진영 대립에 더해 유라시아 하트랜드와 동아시아 림랜드를 무대로 지정학 게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우크라이나 정세와 한반도 정세의 연동성이 강화된 만큼, 안보 리스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정교한 정세 관리가 요구된다. 당면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러-우전쟁에 대한 관여 수준을 미리 서둘러 결정하기보다는 미 대선 이후 러-우전쟁의 전개 양상과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관찰하며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군의 러-우전쟁 파병으로 중러북 전략적 삼각관계에 긴장 요인이 발생한 것에 착안하여, 중러북 밀착의 차단과 이격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해외파병이라는 북한의 모험주의적 오버리치가 북한 체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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