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집권한 정권이 이전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것은 대부분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그 차별성은 정책의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는 여야 정권 교체에서 확연해지는 반면 여당의 재집권에서는 미미하다.
재집권에서 보이는 정책의 미미한 차별성은 여야 정권 교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일당독재체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으로 대표적 일당체제인 공산당체제에서 정권 교체 계기는 권력 투쟁보다 최고지도자의 유고가 많았다. 흐루시초프를 제외한 소련공산당 역사가 그러했고, 휴전선 너머 북한 노동당 역사가 그러하다. 더욱이 북한은 최고지도자들의 유고로 수평적 정권 교체가 아닌 3대에 걸친 부자 세습으로 권력이 이어지고 있다.
권력을 물려받은 북한 지도자들의 일성(一聲)은 선대와의 차별이 아니라 ‘영원한 계승’이었다. 1994년 7월 8일 선대 사망 이후 권력을 물려받은 지도자는 “나에게서 그 어떤 변화도 바라지 말라”는 일성으로 통치를 시작하였다. 2011년 12월 17일 역시 선대 사망으로 권력을 물려받은 현 지도자의 일성도 ‘유훈 관철’1)이었다. 그 계승이란 선대, 특히 시조(始祖)의 사상과 업적, 전통의 맥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선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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