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국제사회의 유례없이 강력한 경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 속에서도 지난 수십 년간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 북한 당국이 경제적, 외교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핵 개발에 결사적으로 매달리는 첫 번째 이유는 단연 핵무기가 지닌 강력한 군사적 억지 기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북한의 핵무기는 체제 내부적으로도 정권의 생존과 정당성, 결속력을 강화하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최근 한국 사회 내에는 자체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불붙기 시작했다. 그에 발맞추어 학계에서는 한국인의 핵 인식에 관한 다양한 탐색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오랜 기간의 핵 개발을 통해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화되었음에도 정작 북한 주민들이 그들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어떤 입장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거의 아는 바가 없다. 북한 주민들은 자국의 핵무기 보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인식에는 어떠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 글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년 이내에 탈북한 1,241명의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그들의 외부 위협 인식, 체제 내부 이념, 사회적 경험이 핵무기 보유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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