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90년도 후반기에 고난의 행군 시기를 보냈다. 이때 우리나라 방송에 소개된 북한 꽃제비의 모습은 이를 접한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2021년에 북한은 다시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선언하였다. 2020년에 황해도 등지에서 풍수해를 겪으면서 식량 생산량이 많이 감소하였으며,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는 식량의 일정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북한의 식량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2021년 7월 중앙일보는 “‘3중고’ 겪는 북 90년대 ‘고난의 행군 재현되나”라는 기사에서 “2020년 태풍과 홍수로 식량난을 겪었던 북한이 폭염 피해를 경계하고 나섰다”라고 할 정도로 자연재해로 인한 북한의 생활환경이 열악해지고 있음을 시사하였다.
북한의 가뭄과 홍수는 우리의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북한의 자연재해이며, 이때 같이 언급되는 것이 북한의 식량부족이다. 자연재해는 재해로서 시설과 인명피해를 주지만 북한과 같이 대응 능력이 취약한 국가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가 식량부족으로 전이되어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이다. 남한은 식량자급률이 47% 내외로서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이를 수입에 의존하면서 식량 수급을 해결한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북한에서는 식량부족 상황에 대한 대처가 남한에 비하여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여러 연구는 북한의 자연재해 취약성과 이로 인한 식량문제를 제기하고 국제 및 남북 협력 등을 포함한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안해왔다. 하지만 북한 자연재해의 인도적 복구 및 대응을 위한 각종 협력사업 수행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에 있어서 재난정의(disaster justice)2)를 고려한 사례는 미흡하였다. 특히 생활여건이 열악하여 자연재해에 노출된 북한 주민과 그들이 식량 생산과 배분이 불평등하여 식량 확보 기회로 부터 소외되어 기아 선상에 놓이게 되었다면 이는 재난정의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