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남북한은 여전히 불확실한 평화 상태를 지속하고 있지만 수많은 회담과 합의를 하며 관계를 발전시킨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이제는 이를 더 발전시켜 시대의 변화에 맞는 통일방안의 개선과 새로운통일국가상의 마련 등 적극적인 구상이 필요하다.
남북한 관계를 ‘선평화’의 원칙에서 사실상 이웃국가의 평화지향 관계로, ‘후통일’의 입장에서 한 민족 출신국가들의 특수관계로 규정해서 장기간 남북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도록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하다.
우리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상정하고 있는 단일국가 통일을 상대방인 북한이 흡수통일로 인식하고 있는 한 남북관계의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이 갈수록 낮게 나오는 상태에서는 지금의 통일방안을 계속 고집하기도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남북한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 가면서 미래에 남북한 주민이 단일국가, 연합국가, 연방국가 등의 다양한 형태로 그 당시의 필요에 따라 통일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상상이 필요하다. 이런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세기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재편과 전환이 필요하다.
통일과 평화의 상대방인 북한도 흡수와 붕괴로 오해할 수 있는 당장의 통일을 내세우기보다는 우리 대통령도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에서 밝힌 것처럼 남북한이 사이좋은 이웃으로 지내며 공존과 항구적 평화의 새로운 역사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이다.
하나의 국가로 통일하기 위해 남북한 중 어느 한쪽이 흡수되거나 희생하는 것이 아닌 공존과 평화를 기본으로 다양한 방식의 통일을 항구적 평화정착의 방편으로 열어두고 접근을 해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처럼 서로를 닮았지만 또 다른 두 나라처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처럼 한 나라인 듯 두 나라인 듯 살아가는 과정도 평화와 통일의 한 여정으로 보고 새로운 우리만의 모델을 찾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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