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해방기와 전쟁기의 문학은 그간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해방 후의 문학 작품들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적 질서로 환원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다종다양한 감각들을 노출한다. 그리고 이러한 해방의 감각들은 오늘날까지 온전히 사라지지 않고 종종 때늦은 유령적인 기억으로 평화로운 현실을 엄습한다. ‘선진적인 국가’를 이루었다는 자부심 한편에서 등장하는 불안의 정서들은 대한민국의 선진성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가성에 대한 질문의 결과이다. 온전한 국경 대신 휴전선을 경계로 삼아 발전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민족과 국가에 대한 해소되지 않는 질문들이 남아있다. 이 책이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부분적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치/군사]
... 국제관계 인식의 지평을 새롭게 넓혀준다. 특히 미-중 갈등과 한-미-일 협력, 북-중-러 밀착 등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혼돈과 외교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오늘날 대한민국 현실에서, 무엇보다 귀한 성찰과 냉철한 현실 인식 감각을 일깨워줄 것이다.
[학술논문] 연극/인의 월북: 전시체제의 잉여, 냉전의 체제화
...이러한 유대 혹은 공동체적 감각은 바로 일제 말 전시통제가 빚어낸 뜻밖의 결과였다. 무엇보다도 이는 그 이전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좌파이력의 제작진과 대중극단 배우의 결합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조우는 동원정치의 시대에 서로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주는 공동체이자, 해방 이후에는 좌파의 기류를 형성해간 근간이 되었다. 그러나 남한의 형세는 연극인들의 월북을 재촉하고 있었다. 미군정하에서 비롯된 정치과정들은 연극인들을 북쪽으로 밀어내는 경제적 결과를 초래했고, 그들은 선택을 해야 했다. 이들의 월북은 좌파의 신원이 사회주의자로 등재되는 정치적 선택이었다. 단정이후 전향에서 월북으로의 역전(逆轉)은 그 극적인 순간을 보여주는 냉전의 드라마였던 셈이다. 그리고 이들의 월북은 곧 냉전의 표상체계가 연극에 응축되어갈...
[학술논문] 유신체제 성립기 ‘반공’ 논리의 변화와 냉전의 감각
This paper tracks how changes in the domestic and international situation from the late1960s to the early 1970s shaped the logic of anti-communism and cultural sensitivities ofCold War in order to shed light on the emotional characteristics of the Yusin period anti-communism propaganda. When viewing anti-communism as a social sensitivity of heterogeneouslycombined elements of various discourses and
[학술논문] ‘조국’의 지리적 경계로서 휴전선과 냉전의 심상지리 - 이은상의 『피 어린 육백리』와 냉전의 감각 -
...규정하고, 자유진영을 중심으로 ‘국가’의 관념을 재배치한다. 휴전선을 통해 국경을 상상하는 피 어린 육백리의 서사는 휴전선과 이북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반공전선을 중심으로 구획되는 자유진영, 자유세계로 국가의 영역을 확장하는 국경인식을 구성한다. 휴전선을 통해 국가를 상상하는 것은 적대감을 통해 위기를 고착화하고, 전쟁을 준비하는 냉전의 감각으로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은상의 기행문은 휴전선에서 벌어진 침략의 역사적 사건들을 겹쳐서 기억함으로써 고려와 조선과 중국의 경험들이 어우러져 적과 아를 구분하고, 그 경험 속에서 결코 타협하거나 공존할 수 없었던 적들의 모습을 북한과 겹쳐서 해석해낸다. 이은상 기행문의 역사적 기억은 휴전선 저편의 적이 어떤 대상인지를 비유적으로 상상하게 하며,...
[학술논문] 기만과 자멸(自蔑), 식민지민 디아스포라의 재현-기억-손소희의 『남풍』(1963)을 중심으로
1945년 ‘해방’은 제각기 다른 이유로 제국 전역에 흩어져 있었던 사람들을 대규모로 이동시켰다. 귀환은 사람들로 하여금 물리적‧정신적 감각의 급진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과정이었고, 또한 많은 이들이 공유했던 집단 경험이었다. 대개 해방 직후 한반도에서 쓰인 귀환서사는 유랑자로서 겪은 고달픈 여정을 바탕으로, 이후 새로운 국민국가에 소속됨으로써 얻을 수 있을 정신적 물리적 안정감을,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표현하는 단순하고 폐쇄적인 서사의 형태를 취했다. 그러나 손소희의 『남풍』은 기존의 귀환서사의 구조를 따르면서도, 민족주의 및 국민국가 이데올로기로 포섭되지 않는다. 이 차이는 작품의 주요 화자가 식민지민 디아스포라라는 점에 기인한다. 역사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할 때마다 가장...
[학위논문] 1950~1960년대 남북한 SF 연구
...시인>은 과학의 성취를 어떻게 형상화하여야 하는가에 관한 고민을 징후적으로 노출한다. 이는 1950년대 후반 북한문하기 당면해 있던 정치적 선도와 예술적 형상화 사이의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다. ‘스푸트니크 쇼크’는 한반도에서 ‘SF’라는 새로운 장르가 창작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우주로의 인식과 감각의 확장은 과학적 환상을 활용한 새로운 서사에 대한 대중적 요구로 이어졌다. 남한에서는 독자의 요청에 의해 한낙원의 중편 SF가 연재되기 시작하였으며 북한에서는 더 많은 SF를 바라는 독자의 글이 잡지에 실렸다. 이러한 독자의 요청에 남북한 문학은 SF의 본격적인 창작으로 응답하였다.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에 창작된 남북한의 SF는 그 환상에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