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한하운과『한하운시초』
...좌경으로 매도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필화를 거쳐 오히려 한하운이 남한사회에 연착륙하게되면서, 시인 한하운은 사라지는 역설이 실현된다. 제2시집『보리피리』(1955)는 그 단적인표현이다. 이 힘겨운 생존과정 때문에 한하운과 그의 시는 명성에 반비례하여 일종의 풍문으로 떠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이 글에서 어둠에 묻힌『보리피리』이전 한하운 전기를 점검하는 한편, 그의 시의 백미라 할『한하운시초』초판(1949)에 대한 원전비판을 수행할 것이다. 요컨대 한하운은 좌익/ 우익 바깥의 하위자다. 그의 시는 하위자 최초의 시적 발화로서 한국현대시사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런데『한하운시초』초판은 고은, 신경림, 김지하, 박노해 등, 1970년대 이후 한국민족문학/ 민중문학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됨으로써 더욱 종요롭다.
[학술논문] 당위적 통일론과 위계의 일상: 김준태와 하종오의 통일시를 중심으로
이 논문은 김준태와 하종오의 시에 나타난 분단과 통일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분단과 통일 담론은 1970~1980년대 민족문학, 민중문학과 깊은 연계성을 보이는데 당시 대표적 민중시인이었던 두 시인의 시에 그 양상이 잘 드러나 있다. 199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변화하는 남북관계와 통일인식에 대한 두 시인의 시적 응전은 계속 이어지고있다. ‘분단’이라는 역사적 상황은 두 시인의 시에서 억압받는 민족의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유신과 신군부 정권의 탄압으로 고통받는 민족은 민중, 농민, 노동자의 죽음으로 표현되었다. 광주민중항쟁으로 폭발한 민중의 힘이 1980년대 후반의 통일담론으로 이어지지만 진영논리와 결합된담론으로서의 통일인식은 관념적인 지향과 선언의 한계를 보이며 당위적통일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