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송두리째 뒤집힌 삶의 세부를 어루만지며, 분단과 갈등의 역사가 평화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진솔하게 전한다. 전쟁의 고통을 겪은 세대에 위로를 보내는 저자의 따뜻한 고백은 갈등을 끝내고 화해로 향하는 길에 나선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이다.
유엔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나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부산에 묻힌 영국 청년 마이클의 사연을 비롯해 수많은 전사자의 시신을 수습했던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 영국 노인 제임스, 그리고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끝내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저자의 아버지까지, 각각의 이야기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평화를 이야기한다. 영국과 한국의 ‘노인’들이 들려주는 한국전쟁의 진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그야말로...
[법/인권]
...강제결혼 또는 성매매의 결과, 탈북 여성과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이다. 어머니는 불법체류자라 북한에 송환될 위험이 크고, 그렇게 되면 자녀와 아버지만 중국에 남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탈북 여성이 가까스로 탈출하더라도 많은 경우 아이를 중국에 두고 올 수 밖에 없다. 2020년 미 국무부 인신매매보고서는 중국과 북한을 모두 최하위인 3등급 국가로 지정했다. 이는 양국 정부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통과하지 못했으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는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에 일조하는 중국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탈북민 문제와 관련해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한 화해 노력이 아이러니하게도 탈북민 지원 정책의 축소를 가져왔다는...
[학술논문] 김원일의 『노을』에 나타난 ‘죽은’ 아버지의 귀환과 이중 서사 전략
...읽어내려고 한다. 작가는 70년대 사회에서 월북한 아버지를 불러내기 위해 소년 갑수와 중년 갑수의 시점을 이용한다. 그래서 겉으로는 아버지와의 개인적 화해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심층적으로는 아버지를 역사적 맥락에 위치시키고자 한다. 이 작품은 반공 이념에 충실한 소시민 중년 갑수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인 소년 갑수를 의도적으로 교차 서술하여 아버지를 순진한 사회주의자로 이미지화하고 연민의 대상으로 재설정한다. 이러한 과정은 함구했던 아버지를 발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개인적인 화해를 가능케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버지를 역사적 맥락에 위치시키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 백정은 사회주의자가 지닌 낙인을 의미하는 언표이며, 작가는 아버지에게 새겨진 주홍글씨를 지우는 작업을 수행한다....
[학술논문] 재일동포문학의 남북갈등과 화해 -이회성, 양석일의 소설 다시 읽기
...남북갈등과 화해의 양상을 있는 그대로 읽어보고자 한다. 이 글은 재일동포문학에 나타난 남북갈등이 단순한 재현적 갈등이 아니라 삶의 문제이며 분단체제에 대해 독립적이면서도 의존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에 서있다. 제67회 아쿠다가와상(1972) 수상자로 널리 알려진 이회성의 중편소설 「죽은 자가 남긴 것」은 아버지의 장례식을 둘러싸고 조총련의 일원인 주인공 나(동식)와 민단 회원인 큰형 태식과의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아버지는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장이었으나 평소 민단과 조총련을 따지지 않는 폭넓은 인간관계로 인해 민단과 조총련이 합동으로 공동장을 치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가부장적이고 배움이 없었던 아버지가 자식과 동포들에게 남겨준 것은 이념을 떠난 인간적인 교류와 이를 바탕으로 한 화해라는 유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