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냉전기 통일촌 건설을 통해 본 ‘전방’의 의미화 과정 — 장벽, 전시장, 캠프
이 연구는 한국사회에서 ‘전방’이라는 관념과 공간 구성의 논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논하기 위한 하나의 사례분석으로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에 이루어진 통일촌의 건설과 운영을 살펴본다. 한국전쟁 이후 장기화된 식량부족의 문제는 민통선 이북지역 개간의 필요성으로 이어졌지만, 이러한 경제적·인구학적 필요성은 남북간의 대치와 냉전이라고 하는 안보의 논리와 충돌하였다. 하지만 정부는곧 전방의 개발과 군사화 속에서 ‘전략촌’이라는 형태를 통해 이 둘의 논리를 절충하였다. 먼저 전방은 자유진영과 공산진영, 남한과 북한, 우리와 적을 나누는 한편, 국토 내부의 위험한 전방지역과 안전한 후방지역을 나누는 이중의 장벽으로 기능했다. 그것은 휴전선 일대의 군사화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