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김수영의 전통 인식과 자유주의 재론 -「거대한 뿌리」(1964)를 중심으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여겨졌으며, 그는 비숍의 책을 번역하면서 오히려 제국주의자의 시선에 따라 발견된 19세기 조선에서 불현듯 전통의 중요성을 재인식하였다. 김수영은 민족의 식민지성과 후진성에서 거대한 역사적 중량감을 새삼 느끼며 시에서 ‘요강, 망건, 장죽, 곰보’등을 전통의 유력한 표상으로 삼았다. 더욱이 이 시에 내포한 정치적 알레고리는 「거대한 뿌리」가 전통을 통해 박정희의 근대화 민족주의에 대한 ‘무수한 반동’을 고안해내면서 현실정치를 통렬하게 비판한 텍스트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컨대 1960년대 모더니즘은 국가주의 형성의 모순과 착종에 직면한 모더니스트들의 자유주의적 비판과 성찰을 통해 형성되었다. 당대 문학 주체들이 불안과 소외의식으로 모더니티를 드러냈다면...
[학술논문] 고려인 문학에 나타난 정체성의 정치 - 양원식 소설을 중심으로
...다시 조명 받을 만하다. 그는 북조선의 정치상황의 변화에 따라 윤리적 갈등을 하는 젊은이의 내면세계를 그리는가 하면, 이웃과 불화하면서도 디아스포라적 감성을 갈무리한 채 일상을 영위해야 하는 고려인의 고통을 형상화하기도 했다. 또한 알레고리적 기법을 통해 문학의 영역 속에서 상징적 복수를 감행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기획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양원식의 문학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감수성은 선택을 유보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삶의 감각이다. 이는 정치적 억압 상태에 있는 약소자(minority)들이 취하는 생존의 전략이며,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의식이기도 하다. 양원식의 소설은 이주민의 특징적 감각을 ‘유보 혹은 지연의 감각’으로 적절히 포착했다는데...
[학술논문] 반역의 상상력 - 이청준의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의 저항성 연구
...이전인 1960년대 후반의 이청준 소설들은 환상, 알레고리, 추상적․관념적 대화양식 등 다양한 서사전략을 구사하여 1970년대의 민중적 실천적 문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개발독재 정권에 저항하였다. 그 중에서도 1968년을 전후하여 창작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은 현실층위의 서사를 날실로, 환상층위의 서사를 씨실로 교직해나가는 전략을 통해 개발독재에 저항하는 방대한 서사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글은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의 환상층위의 서사에 내포되어 있는 정치적 저항성의 의미를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서사 내적 논리를 통해서 고찰하고자 기획되었다. 이 소설의 환상서사의 중심에 놓여 있는 ‘반역’은 추상 관념에 대한 은유보다는 정치적 코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작가의 분신인 ‘나’를...
[학술논문] 해방 감각과 기억의 발화 양상 - 해방1주년기념시집 『거류』를 중심으로
...보여주며 격정적 감정을 호출하였다. 해방 이후는 해방 전과의 명암대비로 나타난다. 해방의 주역으로 소련과 김일성이 각각 빛의 상징투쟁을 벌이긴 하나, 해방 후를 지배하는 태양의 알레고리는 새 역사와 김일성을 중첩하는 경우가 많아 북한 문학의 수사적 전통의 기원이 이미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거류』는 흥분된 어조로 해방의 감격을 재현하는 동시에 민주개혁 이후의 성과는 평양중심이라는 공간적 전회로 표출되었다. 서울/남쪽과 평양/북쪽의 대비, 민중/인민의 대비는 해방 후 새로운 문화와 국가 건설의 주도적 공간과 주체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해방, 김일성, 항일투쟁, 건국의 핵심어들은 해방의 기원을 밝히려는 시도가 정치적 상상력과 문학의 연동으로 ‘해방 기념’의 기치 아래 놓이게 되었다.
[학술논문] 1960년대 문학과 ‘북한’이라는 알레고리 - 한국문학은 북한을 어떻게 재현해왔는가
...차별화된 방식의 문학적 재현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학은 재현할 수 없는 것을 재현하려는 미학적 열정의 소산이지만, 이 작가들에게 문학을 한다는 것은 이러한 보편적인 딜레마 이외에도 ‘쓸 수 없는 것을 쓰는 일’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감당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더 각별한 의미를 가졌다. 이 논문은 이러한 특징들을 염두에 두면서 해당 작가들이 경험해야 했던 문학적 딜레마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분단 문학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분단 문학을 이끌었던 한 세대의 문학적 성취와 딜레마에 대해 사유하는 일은 한 시대의 인식을 가능하게 했던 특수한 담론들과 그 기저에 깔려 있던 정치적 무의식을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과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