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분석] 탈냉전 30년과 한반도: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냉전의 종식은 그것의 질곡에 많이 시달린 한국에 큰 낭보였다. 민주화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이 증진되고 동서진영의 와해로 외교적, 경제적 지평이 확대됐으며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과 남북통일의 기회가 커진 듯했다. 그러나 이후 남북관계는 꾸준한 노력과 몇 차례의 극적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으로 개선되지 못했고 그에 따라 한반도의 냉전도 해소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나름의 탈냉전 시대 대전략으로 핵무장을 추구하여 남북 사이의 안보 딜레마를 심화시키고 탈냉전 시대 국제질서와 충돌하면서 한반도의 냉전은 오히려 악화했다. 그 같은 교착은 첫째, 탈냉전 시대의 순류(順流)를 탄 남한과 그 역류(逆流)를 맞은 북한의 처지가 정반대였기 때문이었다. 둘째, 남과 북의 논리가 전혀 양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