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통일부 남북관계 일지를 COPDAB 지수를 활용해 남북관계의 협력-갈등의 추이와 한국정부 대북정책의 한계와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사회에는 남북관계에 대해 일종의 환상이 있다. 한국이 대북정책만 잘 추진한다면 한국이 바라는 남북관계의 진전과 평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잠재해 있다. 김대중 정부 이후 모든 정부는 대북관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남북관계 진전을 모색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을 마주하게 되었다. 평화를 추구하던 정책이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게 한 역설적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1998년부터 2020년까지 통일부 남북관계 일지를 COPDAB 등급으로 분류하여 지수화한 결과 협력관계는 일정 수준에서 정체하였지만, 갈등관계는 점차 심화되면서 협력관계보다도 진폭이 심각히 커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남북관계는 진보정부에서는 우호적이거나 협상적인, 때로는 유화적인 공존관계를 나타냈고, 보수정부에서는 적대적이거나 기만적인 공존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가 추진한 대북정책은 남북관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협력 문제는 한국이 주도할 수 있었지만, 갈등 문제 해결에는 거의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툭히 북핵이 고도화되고 남북교류가 위축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남북관계는 한국 대북정책보다는 북한전략과 국제적 변수에 따라 더욱 영향을 받게 되었다. 知彼知己라는 말이 있듯 한국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북한의 생각을 읽고 그들 전략과의 접점을 찾아 남북관계를 풀어가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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