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 대한 경각심은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에서 시작되었다. 어느덧 십수 년이 흘러 붕괴되었던 세계무역센터 빌딩 자리에는 테러 희생자 추모기념관과 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인파가 넘친다. 그런데 만약 9.11 테러가 당초 테러집단이 기획했던 것처럼 핵테러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사망자가 수십만 명 이상으로 늘고, 일상적인 경제생활은 중단되며, 그 땅은 아무도 살 수 없는 버려진 땅이 되었을 것이다.
권위 있는 핵분열물질 국제패널(International Panel on Fissile Materials)의 2013년 『세계 핵분열물질 보고서(Global Fissile Material Report 2013)』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세계적으로 핵무기를 포함하여 분열성 핵물질 재고량은 HEU(고농축우라늄) 약 1,380톤, 분리 플루토늄 약 495톤으로 각각 추정된다. 이는 핵무기 10만 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대부분의 핵물질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지만, 취약한 핵물질도 많다. 실제로 핵물질 분실, 절취, 불법 거래 등이 종종 발생하는데, IAEA의 사건 및 불법거래 DB(Incident and Trafficking DB)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13년 말까지 총 2,331건의 핵물질 및 방사성물질의 분실, 도난, 불법사용 사건이 보고되었다.
심지어 무기용 핵물질인 플루토늄 및 HEU 관련 사건도 16건이 보고되었으며, 실제 무기용 핵물질 저장시설에 대한 침투와 탈취 시도도 다수 발생하였다. 구체적으로 알카에다의 미국 내 원전 공격 계획, 2011년 몰도바에서 ISIS에 대한 방사성 세슘 판매를 시도하려던 일당 체포, 2016년 3월 ISIS에 의한 브뤼셀의 핵시설 침입 시도 등 최근 들어 핵테러 위협은 더욱 빈발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2년 전 원자력 시설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사이버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탈냉전기에 들어 국가 간 핵전쟁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아진 반면, 테러집단에 의한 핵테러 가능성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안보 위협요소로 급부상했다. 그래함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2004년 발간한 책 『핵테러(Nuclear Terrorism)』에서 “향후 10년 내 핵테러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50%보다 크다”고 예언하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2007년 “핵테러는 현시대 가장 위험한 위협 중 하나”라고 경고하면서 즉각 이를 방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탈냉전기에 들어 인류의 최대 안보 위협으로 등장한 핵테러와 방사능 테러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무엇보다 핵테러와 방사능 테러에 직접 사용되는 핵물질과 핵시설의 보안을 확고히 보장해야 한다. 이렇게 핵물질과 핵시설을 보호함으로써 핵테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조치가 바로 ‘핵안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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