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반공의 규율과 자기검열의 서사 ― 이병주의 「소설·알렉산드리아」와 『그해 5월』의 경우
이 글에서 주목한 것은 반공주의가 작가들에게 자기검열의 기제로 내면화되어 작품의 형식과 내용에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병주의 「소설·알렉산드리아」와 『그해 5월』을 통해서 그런 사실을 살펴보았다. 반공주의는 공산주의에 대한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고문이나 연좌제와 같은 원초적 공포와 결합되어 있었고, 그래서 분단과 이데올로기 문제를 파헤치고자 할 경우 작가들은 자칫 반공주의의 검열망에 걸려들지 않을까 하는 심한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그런 현실에서 이병주는 박정희 쿠데타 직후 용공 혐의로 체포되어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을 복역한 뒤 석방된다. 이병주가 출옥 후 발표한 작품의 제목에 편집자가 ‘소설’이라는 단어를 삽입한 것이나 작가가 ‘알렉산드리아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