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반공 서사와 기독교적 주체성-황순원의 『카인의 후예』(1954)의 경우
...그런데 휴머니즘과 반공주의 중심의 기존 독법이 서로 대립하면서도 실제 텍스트 분석과 관련해서는 모두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오작녀라는 인물의 상징적 의미를 모성성으로 수렴하여 해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신화적 독법으로는 충분히 독해되지 않는 지점들이 있기에 문제적이다. ‘큰 눈’의 오작녀는 그러한 사회의 폭력과 광기, 타락을 모조리 지켜보는 존재이다. 이 공동체에서 박훈이 감내하고 있는 일체의 부도덕하고 부조리한 상황, 즉 박해의 모든 순간을 증언하는 눈이 바로 오작녀의 눈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박훈에게 있어 그녀는 모든 박해의 증언자이자 자신의 도덕적 정결성을 입증해 줄 유일한 생존자이다. 바로 그 눈을 매개로 박훈은 자신의
기독교적
주체성을 재정립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