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도래하지 않을 미래를 쓴다는 것 ―해방기 북한 토지개혁과 『농민소설집』(1949) 시리즈를 중심으로
...수 있는 증좌였다. 남북은 ‘두 번의 해방’이라는 수사를 통해 ‘해방’의 의미를 각기 전유하고, 이념적 정당성과 우월성을 증명하고자 했다. 『농민소설집』은 토지개혁으로 실현된 경자유전의 원칙 위에서 농민이 경제적 주체로서 일정한 토대를 구축하고, 그를 기반으로 정치적 주체로 거듭나게 되는 진정한 ‘
농민해방’의 미래를 그렸다. 『농민소설집』은 공식적 창작방법론에 따라 이상적이고 긍정적인 ‘교양’을 체현한 작품을 선별하여 편찬되었지만, 그 소설들에는 기획의도를 배반하는, 소유·신분 질서의 해체로 인한 농촌 공동체의 갈등과 미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조선경제구조를 기형화한 식민지 자본주의의 침투 이후에도 나름의 도덕경제...